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공, 즉 비어 있음이라 한다면,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은 색, 즉 채워짐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정신과 신체 사이의 근본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는 양자가 서로 안에 있고, 서로로 인해 존재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록 전혀 다르지만 서로 안에 있고, 함께 존재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과 영성도 따지고 보면 이런 합일과 일치, 둘 안에 하나인 상태임을 깨달아 영적으로 깊이 느끼는 일상생활을 살아내는 것이다.
불교 명상을 통해 이런 신비적이고 합일적인 체험이 사회 공동체적 이상에 이 세상이 조금 더 가까워지도록 하려는 수행자들의 노력의 원천이 되고 방향을 제시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다.
세상에 나란 인간으로 살고 있는, 눈으로 보이는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다. 참자아란 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로움이 필요하고, 평화로워지기 위한 수고는 결코 끝이 있을 수 없다.
단지 일상의 삶에서 행동하기 위해 수행이 필요하고, 수행하기 위해 명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워지는데 효과적인 특정한 마음 상태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로운 삶의 의미를 깊이 살펴보면 명상이라는 마음 상태임을 이해하게 된다.
내 안에 부처가 있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부처가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신비한 체험을 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명상으로 내 마음 속에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인 나란 자아를 없애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는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의 참자아다. 좋은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활동을 더럽히는 자아라는 바이러스, 즉 인정 받고, 성공하고, 우월해지려는 욕구에 감염될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색과 공이 합일하는 명상적 체험은 나의 참자아라는 정체성이 나의 자아 정체성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과 나의 자아 외부에서만 나의 참자아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해서 나의 에너지가 자기중심성에서 외부로 자연스럽게 방향을 바꾼다.
가정을 포함하여 내가 속한 사회 공동체를 만드는 데 쏟는 에너지가 어떤 목표를 성취하거나 어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욕구에서가 아니라 자비와 사랑의 자연스러운 욕구에서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평화로운 사회 공동체를 만드는 데 속박되지 않으면서도 그 임무에 확고하게 헌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나의 행동에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지만 더 큰 배움에의 열정이 그렇게 하게 만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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