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주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런데 30km 넘어 몸이 피곤하고 힘들지만 억지로 참으며 가고 있는데 앞에 가던 주자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길가에 드러누워 있는 주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상황을 보면 순간적으로 심적인 갈등이 일어난다.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며 나도 좀 쉬어볼까 하는 생각과 아니야 지금 멈추면 끝까지 가기 힘드니까 그냥 못 본 체 가자는 생각이다. 순간적으로 서너 걸음 옮기는 동안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동료애를 발휘할 것인가, 아니면 내 길을 가야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도덕적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나는 멈추게 된다. 내게는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동료를 뛰어 넘고 갈 수는 없다.
결국 나 자신의 기록은 얼마간 늦어졌지만, 어려운 순간에 나의 이기심을 이겼다는 생각에 충분히 보상이 되고도 남는다. 거기다 몸의 피로감도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되어 즐겁게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기심이나 동정심은 모두 우리 마음 속에 있다. 우리가 결승선을 향해 달려 나갈 때, 우리가 직면하는 도전 중 하나가 바로 동정심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지체 없이 동정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래야 모든 주자들이 안전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다.
살다 보면 때로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지게된 경우들이 있다. 내가 멈추지 않고 그냥 달려갔다면 기록은 조금 만족스러울지 모르지만, 더 깊은 의미에서는 대단한 완주가 아닐 수 있다. 장기적인 승리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승리만 얻은 것이다.
우리는 삶의 일상에서 매일 매일이 이런 사소하면서도 의미 있는 선택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의 도움을 원하는 손길일 수 있고, 하던 일을 멈추고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할 간절한 눈길일 수도 있다.
당장 눈 앞에 우리가 달리는 길을 방해하듯 보이는 상황에서, 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다. 우리는 자신의 일에 집중해야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부모가 도움을 바라는 아이들의 손길을 잡아주는 것처럼.
승리에 대한 단기적인 시각의 집착은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만드는 함정일 수 있다는 말이다. 아마 내가 넘어진 주자를 그냥 지나쳤다면 이런 진리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단기적인 승리만을 위한 지름길을 선택하면 결코 보상받을 수 없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삶은 때때로 이기는 것이 지는 것이라는 말은 승리를 향한 지름길은 종종 얻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덫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항상 이기는 것, 옳은 것, 보상을 받는 것, 인정을 받는 것은 우리를 퇴보에 묶어둔다. 진정한 승리는 패배를 통해 이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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