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9] 색즉시공(色卽是空): 물질적 존재는 실체가 없다
색은 물질적 존재를 말하며, 연기(緣起)의 이치에 의해 형성된 것이므로 실체가 없는 것(空)과 같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즉(卽)은 앞에서 이중부정인 불이(不異)를 통하여 다르지 않음을 말한 것을 이어 받아서 같음, 즉 동일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세상 만물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것이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것이 물질적 현상의 본질적 실체와도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대천세계의 모든 것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 없이 공하다는 것이다. "수상행식(受想行識) 또한 마찬가지"라고 하고 있다.
공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이 적용가능한 모든 색이라는 구체적인 현상과 일치한다는 말이다. 색-공에서 공-색으로 어순을 바꿔서 거듭 언급하는 것은, 현상세계의 생멸 변화하는 물질적 현상은 실체가 없고, 진리를 깨달은 후에도 물질적 현상에 담겨 있더라도 단지 실체가 없을 뿐이다.
따라서 상즉(相卽)의 논리를 사용하여 ‘색즉시공’은 물질적 현상은 생멸 변화하는 것이므로 그것은 실체가 없다고 하는 실상과 같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공즉시색’은 실상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물질적 현상의 생멸 변화로 나타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색과 공의 관계를 범부 중생과 부처, 미혹과 깨달음, 현상과 실상(=진리)의 차원으로 설명하면, 곧 범부 중생의 눈으로는 색이 실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처의 눈으로 보면 실체가 없는 공이니, 현상세계의 색이 영원히 존재하는 실체일 것이라 여기는 미혹과 집착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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