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17-3] 색불이공(色不異空): 서로 다르지 않음은 둘이 아니라는 말이다
"색(色)이 공(空)과 다르지 않다"는 말은 색은 물질적 존재를 말하며 공은 실체가 없다고 하는 연기(緣起)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곧 물질적 존재인 색은 연기의 이치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므로 실체가 없는 것(空)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불이(不異)는 불이(不二)와 같은 표현이며, 이어지는 즉(卽)과 통하는 말이다. 이 구절은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는 전체적인 문장에서 떼어놓고 해석하기 어렵다.
색과 공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말은 다름 아니라 모든 물질적 현상인 색은 환각(幻覺)으로 인하여 생긴 것일 뿐, 본래 텅비어 없는 것 즉 공이요, 공이 환각으로 인하여 색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수상행식(受想行識)도 또한 마찬가지다.
색과 공 사이에는 차이가 전혀 없이 완전 동일하다는 절대적이고 선언적이며, 공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이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색이라는 구체적인 현상과 일치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색-공에서 공-색으로 어순을 바꿔서 거듭 언급하는 것은, 첫 번째 색-공의 구조에서는 현상세계의 생멸 변화하는 물질적 현상의 실상은 실체가 없으며, 진리를 깨달은 세계의 시점에서는 실체가 없다고 하는 이법이 물질적 현상에 담겨 있음을 말하기 위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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