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해지면 서두르게 되고, 서두르다 보면 무슨 일을 하든지 결국 맑고 바른 시각을 잃고 스스로 하나의 장애물이 되고 만다. 공기처럼 대지를 흐르는 강물은 크고 무거운 화물선을 옮길 수 있지만, 급류는 억수로 퍼붓는 비처럼 대지와 초원을 황폐화시킨다.
고요함은 새로운 인지 능력을 자극해서 감각을 활성화시키고, 자신과 주위 환경의 실존적 만남을 통해 중요한 기준점과 새로운 힘의 원천을 발견하게 만든다. 고요함이 우리 영혼을 두드리면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낼 때도 있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무시하는 멈춤과 침묵의 빈 공간은 치유능력을 극대화하고 왜곡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거기서는 무수한 사건으로 가득 차 잇는 것 같은 곳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
질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여정을 벗어나 한적한 사찰을 찿기도 하지만, 시간 밖으로 나가는 것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 안으로가 된다. 하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이 시간의 텅 빈 공간 속에서는 시간은 다시 풍요로워진다.
시간과 돈을 한꺼번에 잃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시간이 전적으로 자신과 대면하는 데 적합한 시간을 정하게 되면서 소일거리로 하는 독서가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는 데 도움을 주는 독서를 하게 된다.
이러저리 돌아다니거나 신문 읽은 일은 그만두게 되고, 고요함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오늘 이 세상과 모든 삶은 병에 걸려 있는 상태이며, 처방은 조용히 침묵하는 것이다.
침묵을 위해 때로는 좋은 대화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 이상의 말과 작별하는 법을 배워야 성숙해질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 성행하고 있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잡담 문화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밤은 낮이 되고, 끝없는 지끌임이 역겨울 수준이 되고 있다. 어리석은 수다에 불과하는 내용을 떠뜨리는 인쇄물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수의 나무들이 쓰러지고 있다. 끊임없이 쉬지 않고 말을 하고는 있지만 참다운 말은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내밷다가 자기 스스로 이미지를 구기기 일쑤다. 어쩌면 오히려 적은 말이 클 울림을 자아내기 때문에 말의 인플레이션 뒤에는 그 적은 말이 본래의 가치를 되찾는다. 이것이 일종의 언어화폐 꺠혂이라 할 만하다.
말은 저마다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말을 통해 자신의 성격과 정신 상태를 내보이게 마련이고, 누구도 자신은 말만 그렇게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며, 외적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내적 영혼과 정신의 특성과 상태를 드러내거나 나타낸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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