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이후 우리의 모든 일은 특정한 시간 안에서만 일어난다. 시간이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는 전혀 새로운 하나의 역동성을 지닌 한 때로 나름대로의 기회를 담고 있다. 그래서 한 번 가면 영원히 다시 보지 못할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야 한다.
그런 마음에는 다소간의 조급함과 불안함의 분위기가 있으며, 어쩌면 이 아름다운 날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조급함이 맹목적인 소유욕으로 발전하고,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놀거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누리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증에 중독되기도 한다. 매일 맞는 하루하루를 하나의 새로운 삶처럼 시작하고, 디지털 사회에서는 우리 삶이 10억분의 1초인 나노초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철로 위를 따라 다니며 풍경을 구경하던 옛날 같은 인생이 아니다.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다가 모든 것이 이전과 똑같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 24시간, 1주일에 7일 동안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현대의 삶이다.
현대는 모든 것이 24시간 단위로 돌아간다. 아름다운 신세계는 곧 쉽 없는 삶인 것이다. 이 시대의 신종 강도들은 대형 할인마트, 넬레비젼 오락 프로그램, 온라인 서비스 등 바로 모든 시간 강도들이다.
수많은 개인 접촉, 의무, 활동 등으로 구성된 고도로 복잡하고 힘겨운 우리 삶의 구조를 하나의 시간적 구조에 비끄러매고 있다. 그런 시간 구조들이 우리를 조이고 짓누르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 삶의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일에 가속이 붙음에 따라 시간의 압박이 홍수처럼 밀어닥치며 그것과 분명한 연관이 있는 질병들, 탈진, 우울증, 고혈압 같은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이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어린이들 사이에 과잉행동, 활동 장애, 집중력 결핍 등의 증상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 신계계의 분주한 생활 리듬이 아직 그리 힘들지 않아서인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몸을 혹사시켜 만성피로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만성피로는 이미 우리 사회의 가장 일반적인 질병이 되고 있다. 생물학적 구조상 우리는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자게 되어 있지만, 이런 생활이 철저하게 무시된다.
시간이 이미 돈이 아니다.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 점점 가속화되는 연결망 속에 우리를 가두는 시간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시간 밖으로 나와 매일 자신의 모든 행동을 성찰함으로써 시간을 탄력 있게 늘어나게 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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