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에서 단순한 청소일을 두고도 "일머리를 안다거나 모른다"는 말을 쓸 때가 있다. 이 때의 일머리는 어떤 일의 내용, 방법, 절차 따위의 중요한 줄거리를 이해한다는 의미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운동 등의 전후 방법, 노하우, 요령 등을 뜻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한 번 듣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오랜 시간 지속해야 겨우 깨칠 수도 있다. 전후 맥락을 아는 지혜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알아차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빨리 한 눈에 알아차리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한 이유는 일하는 습관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다면 영원한 것이 아니다. 도달하고 나면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달려가도 목표는 항상 거기 그대로 있을 수 밖에 없다. 마라톤 결승선에 도달하기를 갈망하는 것은 나 자신의 자아지만, 결승선은 자아보다 앞서 있다. 삶의 목표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의 자아가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해 왔다.
자아가 생기면서 개별적인 '나'도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아와 나를 동일시하면 나도 자아화되고 만다. 마음과 나를 동일시하면 내가 마음처럼 되는 것이다. 육체와 나를 동일시하면 육체가 곧 나 자신인 것처럼 보인다.
찰흙으로 부처를 만들고, 그 부처에 모든 의미를 부여하듯이, 우리 마음은 온갖 허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흐르는 물에 비친 그림자는 물결에 따라 함께 흔들린다. 물이 비친 그림자자 흔들리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오직 강물이 흔들리기를 멈추어야 물은 보이지 않고 물위에 반짝이는 햇빛만 보일 것이다. '나'라는 생각인 자아와 자아의 장난에 놀아나지 않으면 자연히 그 배후에 있는 빛만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일제 시대나 민주화 운동 때 경찰이 고문을 하는 이유도 신체가 곧 나라는 자아의 환상을 이용한 것이다. 어떤 이는 신체를 자신과 별개의 것으로 놓음으로써 진정한 조극과 국가 사랑을 표현하신 분들이 바로 훌륭하신 어른들이다.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운 분들이 그런 분들이다. 깨달음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머리를 알게 되듯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이다. 그러므로 뭔가 새롭게 깨닫는다는 행위가 있을 수 없다.
이 세상에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은 어린 아이도 없다. 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어떻게 나를 모른다고 할 수 없다. 나는 깨닫는 대상이 아니라 그냥 본래부터 목표처럼 그 자리에 있는 존재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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