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달리기는 어떤 성과를 얻고자 하는 탐색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사람들의 신체적 건강이나 심리적 안정감을 인식하려는 내면적 여정이다. 처음 달리기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밤낮으로 꾸준히 똑같은 노력과 똑같은 기쁨과 똑같은 걱정을 하며 달린다.
모두가 경험의 가치를 이루는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달리기는 절대적인 삶의 목적이 아니기에, 치유를 앞당기기 위해 처방하기만 해도 삶의 의욕이 되살아나는 마법 같은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 그저 인간적 자질이 다분한 강력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달리고 난 후의 행복감이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일상으로 돌아와 사회 교육적 치료의 여정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별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달리기는 길에서 멈추지 않고 사람들의 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다.
달리기는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뿐만 아니라 존재감을 높여주고, 신뢰를 쌓는 능력,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믿음과 응원의 역할을 하는 연대감을 쌓는 가치도 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어떤 것도 단순하고 간단한 것은 없다. 실패한다고 해서 꼭 쓸모없어서가 아니라 성실하게 달리기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 만남이 구체화되면서 두 사람 모두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똑같은 은총의 순간을 겪는다.
달리기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의 운에 대한 의지 또한 필요하다. 모두가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 드물지만 일부는 도중에 중단하는 편을 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서서히 자신의 약점을 버리고 내면의 힘으로 바꾸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낸다.
달리기의 끝은 현재의 환희와 향수의 혼합이다. 오랫동안 마음 속에만 품어왔던 삶의 계획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나게 만든다. 마치 바다에 빈 병을 던지듯 스스로를 길위로 뛰어들어 길을 따라 천천히 달려 앞으로 전진하게 만든다.
존재하기 위해서, 자신의 나이에, 혼자서, 두 발로만, 그렇게 어머어마한 거리를 스스로 목적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시도하거나 성공하지 못할 무모한 모험에 나서게 만든다. 즉 다시 태어나기 위해 달린다.
그런 여행은 마침내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면서 생길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레이스 패트롤', 속도 유지가 어려운 주자들을 적절한 속도로 이끌어가는 '페이스메이커',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소아암환우 부모들의 위기 극복을 응원하기 위한 '1m1원 소액기부 달리기'가 그것이다.
달리기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계획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로서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무나 권리도 잊지 않고, 혹시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대화 상대를 찾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자신의 자율성과 다른 이에 대한 신뢰를 키울 수 있게 만든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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