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단일 사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중 사회에서도 각 사회 또는 구성원들의 나름의 진리에 대한 생각들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부분만을 예로 들어 생각할 수 없다.
가능하면 많은 종교와 문화, 그리고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야 그들이 각 사회가 가지고 있거나 지향하는 진리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태도를 가지면 일상에서 관용적이 되고, 서로 존중하며 존경하게도 된다.
종교, 그것도 성지를 차지하기 위해 수천 년 동안 피를 흘려온 서양인들이 역사상 대부분 다른 종교를 존중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려는 열린 마음의 노력하는 동양적 전통을 부러워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큰 산이 생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한쪽 방향에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 당연하다. 상하좌우 모두에서 바라보고 관찰해야 한다. 요즘의 드론을 이용한 항공 검색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서 대응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산에 대해 많이 알려면 우선 어떤 종류의 바위와 토양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은 숲을 이루고 있는 서식하는 초목의 종류는 어떤 것으로 구성되고 있는지, 일 년 강수량은 어느 정도인지도 아는 것이 좋다.
어떤 하나의 접근법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완전할 수 없고, 가능하면 많은 관점과 각도, 그리고 방법으로 이 산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종교, 문화, 또는 철학적 진리도 이런 통찰이 주는 교훈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다.
불교의 화쟁론은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이는 이론과 주장들이 근본적으로 상호보완적인 혼합방식이 아니어서 서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바탕이다. 원효대사가 '일심(一心)'이라고 표현하는 불법의 진리는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그런 관점의 차이 때문에 각 학파가 서로 상충하는 듯한 이론을 내놓았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서로 아무런 모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화쟁론의 본질이다. 산은 하나이지만,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 모습이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한 남자나 여자가 자녀들에게는 아버지나 어머니이지만, 부모들에게는 아들이나 딸인 점에 아무런 논리적, 윤리적, 법적 문제가 없다. 부처님이 설파하신 진리는 하나지만,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학파와 상충되어 보이는 이론이 나왔을 뿐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는 이유다.
산이 하나이듯 불법이 하나의 진리인 이상, 불법에 대한 모든 다양하고 또 경쟁하는 이론들은 자연스럽게 화쟁하고 화통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서양 종교에서는 다른 종교 신자들과 영원히 화해가 불가능하다고 확신하면서 자기들 종교를 따르는 모습이 참 안 됐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9월 마지막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