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영화(富貴榮華)는 말 그대로 돈 많이 벌어 재산을 많고, 지위가 높아져 몸이 귀하게 되고 이름이 세상에 빛나는 출세를 하는 것이다. 산업화 세대들이 자라면서 부모와 사회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삶의 이정표였다.
자칫 우리가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떨어뜨리는 재산은 허영심과 호사스러운 과시를 부를 뿐이며, 자부심의 절절한 기반은 아니다. 밖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에게, 진정한 나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어마어마하고 탐나는 것이라 해도 나 자신과 그저 살아가는 여정에 우연히 관계만 맺을 뿐인 사물에서는 진정한 자부심을 얻을 수는 없다. 자부심이 단순히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정당한 사랑이다.
별다른 가치가 없는 사람도 자신에 대한 사랑은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재물이나 그 재물을 축적하면서 과시한 기술과 감각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권력이나 지위에 낭비될 뿐이다.
여유롭고 걱정 없는 삶을 보장하는 정도를 넘어선 부를 축적하는 데 전념한다는 것은 더 뛰어난 사람이 되는 데 쓸 수도 있었던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다는 뜻이다. 이를 분명히 알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와 공자 같은 도덕철학자들이었다.
도덕철학자들은 대부분 소유물을 외적인 것이라 표현하고, 자신이 아닌 사물을 욕망하는 의미를 함축하면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임을 간접적으로 꼬집는다. 좋은 것은 많을수록 좋다는 원칙에서 벗어나는 완벽한 예가 소유하는 재물이다.
요즘 세상을 요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화천대유' 사태도 대표적이다.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면 문명화된 삶에 필수적인 요소는 분명 제대로 갖출 수 없다. 그러나 부 자체나 권력이나 명예, 선망을 유발하는 것은 일종의 '외적 능력 추구병'이다.
중요한 것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드는 방해물이다. 사회를 부유하게 하고,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들 신성한 역할을 부여받은 공직자들이 자신의 재물과 이권을 밝히며 진정한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부심인 아니라 과시일 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야 할 삶과,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이 주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나 자신이다. 이를 종교인들은 영혼이라고도 하지만, 그 영혼도 여러 종교인 자신들에 의해 변질되고 있다.
생각할 의지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진실은 나 스스로 나를 미화하면서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거나 소유물에 대한 사랑으로 삶을 변질시키는 등 무수한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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