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기가 빠진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순수하고 활기찬 에너지가 빠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미 기운을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나이들수록 내면의 강물은 메말라가고, 흐르지 않고, 얼어붙어 버린다.
그런 사람들에게 삶은 이미 많은 부분이 죽어 있는 상태나 다름 없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겁쟁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잃고 외부의 시선이 모이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겁쟁이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비난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도덕군자처럼 앉아 있지만, 그의 마음은 언제나 그를 떠나 바깥을 헤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단정히 앉아 있지만 그의 내면에 도덕군자는 없다.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처럼 술마시고 놀러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며, 환상 속에서 그런 삶을 살아가곤 한다. 그러나 그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은 항상 후회하고 또 후회하며 거듭 거듭 후회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는 항상 도덕군자 같은 삶을 갈망하면서 그런 삶에는 어떤 멋진 생각들이 가득 차 있을까 상상하곤 한다. 그는 부처님이나 하느님 같은 절대신에게 자신에게도 그런 복과 기회를 주기를 염원한다.
그러면서 생각하고 후회한다. 자신은 너무 죄를 많이 지었다고. 그래서 멀리서나마 도덕군자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그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조용하고, 축복받은 곳인가를 생각하며 그 주위를 걷곤 한다.
세상에는 천국과 지옥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탈과 열반도 있다. 이 해탈과 열반은 천국이나 지옥과는 다른 절대적인 자유의 경지다. 겉으로 드러난 삶이 지옥이고, 끊임없이 명상과 기도의 세계를 갈망하면서 진정으로 참회한다면 천국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현재의 자신의 외적인 삶이 천국이고, 내적인 삶이 지옥이라면 아무리 후회하고 또 후회하더라도 결국 지옥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선택도, 후회도 하지 않는다면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선택하지 않는 깨어 있음이 해탈, 즉 절대 자유다. 지옥은 속박이며, 천국은 역시 속박이다. 천국은 아름다운 감옥이고, 지옥은 추한 감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둘 다 감옥이긴 마찬가지일 뿐이다. 설사 천국의 집이 황금으로 지어졌더라도 감옥인 것은 똑같다.
아름답고 즐거울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여전히 하나의 선택에 불과하다. 지옥에 반대되는 선택, 죄에 반대해 도덕적인 삶을 선택하는 것이 다수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소수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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