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어쩌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이 소멸되거나 가라앉은 상태에서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느낄 때가 있다. 달리기 때 느끼는 즐거움도 그런 일시적 삼매 상태에 빠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다시 돌아오고 통제가 필요한 상태로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치매처럼 마음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마음이 싹트지 않게 된다. 이것이 진정하고 완전한 마음의 소멸 상태인 무상 상태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거나 사소한 사건에 불과하며, 다시 미끄러져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 마음의 본질은 내려오는 것이나 올라가는 것도 없다. 내려오거나 올라가가는 것이 실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은 두레박처럼 우물을 퍼올리기 위해 우물 깊이 들어갔지만, 조만간 다시 밖으로 끌려 나올 수 있다.
반면에 깨달은 사람들의 마음은 바닷속으로 깊이 들어간 강물처럼 다시는 외부 세상에 되돌아 나올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삶의 체험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자기 잘난 맛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관점의 변화가 이것이다.
생각들이 마음이 만드는 실체 위에 막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에 본질에 대한 깨달음이 아닌 상태에서는 분별심 때문에 진리를 있는 그대로 깨달을 수 없다. 깨달음의 상태에서는 자신이 존재한다는 느낌만 있을 뿐 다른 생각이 전혀 없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믿음적 체험만이 '고요히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것은 지금 우리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우리를 둘러싼 분위기 때문이다. 이 분위기에서 벗어나면 바깥에서 그런 체험을 하려면 수행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체험은 마치 경련처럼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일 뿐이므로 그런 체험을 영원히 지속되게 만들려면 수행이 필요하다. 분별과 차별, 그리고 번뇌가 없어진 깨끗한 마음이야말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굳건한 기반이다. 그것이 바로 삼매의 상태다.
강물이 바닷물 속으로 흔적 없이 스며들듯이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하여 기만적인 마음의 번뇌를 없애고, 삼매의 깨끗함을 품은 평화로운 의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잡한 세상사를 바라보면서 초월한 듯 마음 속으로 반응하지 않고 실체에 머무는 것이다.
'나는 마음과 세상 현실를 초월한 참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여기에는 파도 없는 바다와 같은 고요함이 있다. 그래서 내적인 깨달음에는 육체의식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면 마음이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내 마음은 '나'라는 바탕 위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이 밖으로 이어지지 않고, 아무리 마음 속에서 풍랑이 크게 일더라도 '나'를 놓치지 않고 거기에만 머물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죽어 차별이 일어나지 않아 자기 자신으로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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