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6-2]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 노사가 다함도 없다): 십이인연설은 이렇다
십이인연은 인간의 생사 비밀과 나아가 우주의 근원적인 순환 법칙을 가르치고 있다. 첫째, 무명은 말 그대로 어두움입니다. 이 밝지 않는 무명 때문에 나고 죽은 윤회의 수레바퀴를 되풀이 굴리고 있다. 무명은 곧 중생의 생존 형태를 나타낸 말이기 때문에 흔히 근본 무명이라고도 하며, 또 번뇌 망상의 근원이 미혹 때문에 일어난다고 해서 무지 무명이라 하기도 한다. 무명은 정신작용의 가장 초기 단계로, 팔식에 남아 있는 정신세계이다. 그래서 무명은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기 이전의 상태로, 깨달음을 얻고 나면 무명의 세계가 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행은 어두운 정신세계에서 무엇인가 요동하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단계로 잠재적인 무의식력이며 충동력이다. 셋째, 식은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인식작용으로 새로운 생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과거의 행에 의해 인간 존재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되는 의식작용을 말한다. 식의 상태는 이미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간 때로 볼 수 있다. 넷째, 명색은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가서 받는 "오온", 즉 몸과 마음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막연하게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나눠진다.
다섯째, 육입은 육처(六處)라고도 하는데, 안.이.비.설.신.의의 육근이 형성되는 시기를 말하며, 어머니의 뱃속에서 여러 가지 기관들이 형성되는 시기로 이 때부터 외부의 자극이 들어온다고 해서 육입이라고 한다. 경전에서는 어머니의 태내에서 제5주 정도가 되면 여러 근육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여섯째, 촉은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시기로 일반적으로 촉의 시기에서는 느낌만 있을 뿐이지 느낌을 식별하는 기능은 없으며, 촉은 태어나서 느끼는 단순한 인식작용이다. 이 단계에서는 촉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감지하는 것이다.
일곱째, 수는 감정을 감수(感受)하고 인상을 느끼는 능력이 발동되는 시기로 육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분별하여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싫은 것은 배척하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수의 단계이다. 여덟째, 애는 애착심을 느끼는 단계로 애착하는 대상을 계속 진행시키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성을 느끼는 감정은 바로 애의 단계이며, 사랑하는 것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아홉째, 취는 쉽게 말해서 사랑하는 감정이 일어나면 그것을 끝까지 취하려는 마음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취하고 가지려는 행동을 말하며, 집착을 의미한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거나 직업을 가지거나 명예, 물질, 사람, 돈 등을 가지려는 마음 또한 이에 해당된다.
열 번째, 유는 한 번 취한 것은 자기 것으로 하려는 소유욕을 말하며, 유는 애와 취를 바탕으로 하여 거기서 여러 가지 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된다. 앞의 애, 취와 더불어 유는 우리 인생살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열한 번째, 생은 애와 취와 유의 상태로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애와 취와 유의 생활을 계속 지속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열두 번째, 노사는 살아가다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실존의 형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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