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0-3] 불구부정(不拘不淨)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다 : 만사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
각자의 업이나 인연에 따라 감옥을 만들고,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자유의 길이 있다고 해도 가지 못한다. 우리가 뭔가에 집착해서 아우성을 칠 때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집착만 놔버리면 돼.” 그러면 이게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줄 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하고 있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자기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할 수 있어?”라며 오히려 화를 낸다. 자기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생각을 놓아버리면, 그 순간부터 더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어떤 일을 당해도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고, 설령 순간순간 생각에 사로잡혀서 괴롭고 슬프고 외롭더라도 “내가 한 생각에 사로잡혔구나.”라고 깨닫게 되면 다시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한 번도 꿈에서 깨어나 보지 못했거나 한 번도 색안경을 벗어보지 못한 사람일수록 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헛소리한다.”고 화를 내지만, 한번이라도 눈을 뜨고 세상을 봤거나 안경을 벗어본 사람은 이해할 뿐만 아니라, 설령 다시 안경을 끼거나 눈을 감았다 하더라도 괴로움에 잠시 지쳤다가 “오” 하고 눈 뜨는 쪽으로 가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이치를 자각해야 된다. 그래야 길이 보이고, 길이 보여야 더 멀리 더 깊게 나아갈 수 있다. 이치를 꿰뚫어 알았지만, 현실 속에서 지난 생에 다생겁래로 살았던 인연의 습기 때문에 자꾸 순간순간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도망가려 하지 말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그 뿐이듯 그냥 그 상황을 깨닫고 알아차리고 가만 두고 보면 된다.
진리에 대한 이치 자체를 꿰뚫지 못한 상태에서는 헤매고 있는 중이므로 아무리 공부하고 수행하더라도 제대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방향을 잘못 잡아서는 아무리 열심히 가도 목적지에 갈 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깨끗하고 더러움이 마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 생각 일어나니 만법이 일어나고, 한 생각이 사라지니 만법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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