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는 자신의 까다롭고 특이한 식성 때문이 아니라 도축된 동물을 차마 먹을 수 없다는 깨달음을 통한 자각이나 소신 때문이다. 가족들까지도 그의 결정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집안은 그런 신경전 때문에 평온한 날이 없다.
그래도 자신은 도축된 동물을 먹는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느껴지지 때문에 채식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가족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채식을 포기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그런 집안 식구들과의 긴장 관계가 계속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더 이상 가만히 팔장만 끼고 있을 수 없어서 머리를 쓰기로 했다. 어느 날 집에 영화 하나를 가지고 와서 가족들에게 다큐멘터리라며 같이 보자고 해서 동물들이 도축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가장 먼저 아버지가 도축되는 동물들의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지는 것을 느꼈다. 통찰은 이렇든 직접 체험하는 것이며, 설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갈등에 매몰되고 화를 내는 대신에 자애와 지혜, 사랑으로 설득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 각자의 마음 속에 살아있는 연민의 마음을 불러일으켜 가족들이 고기를 먹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준 것은 가족들에 대한 애정과 재치가 넘치는 방편이었다. 이렇게 방편을 제대로 쓸 줄 알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통찰은 일종의 마음챙김 수행, 또는 명상처럼 자신의 신체적 감각, 느낌, 부정적 감정 등을 알아차리고 주의를 기울여 집중함으로써 초월적 의식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어떤 욕망과 고뇌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의식을 초월적인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계하는가에 대한 특정한 변화를 이끌어 냄으로써 스스로를 보다 더 자유롭고 성숙해지도록 돕고, 심리적 안정감을 증진시켜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이해하게 된다.
한 개인으로서 어떤 통찰을 얻으면 연민의 마음과 행동 의지가 생겨난다. 그러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통찰을 얻지 못한다면 나의 통찰을 우리의 통찰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되더라도 나의 통찰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 그럴 수도 없는 것이 우리 인생살이이다. 강요된 생각에 그칠 뿐 행동의 변화가 뒤따라 수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찰은 설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얻은 통찰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설득이 아닌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통찰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재치와 인내가 방편으로 필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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