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든 인생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모든 답을 다 알지는 못한다. 아무리 현명하거나 지혜로운 사람도 그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위치를 받아들이고,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고통 아래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부처님께서 항상 누구나 지켜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들이 대충 그런 삶의 자세를 지키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나에게 고통을 주는 답을 회피하거나 사회가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권력 구조나 이념의 기전을 깨뜨릴 수 있는 정보를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지식 기반의 대량생산 사회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디지털 과학과 기술 정보의 도움으로 그 어느 떄보다 서로에 대해 또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무지의 권력이 놀랄 만큼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는지 알 필요가 있다.
개인이 소위 지식과 관계를 맺는 것은 절대 중립적이지 않다. 강렬하고 압도적인 느낌이나 신념에서 나오는 열정이라고 하는 이유가 사람들이 진실이라 인식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이유와 무시하고 부정하고 부인하는지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어떤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어떤 사람에게는 열정이며, 사람들이 기존의 지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멈출 때, 즉 이런 열정이 부족할 때 무지를 향한 새로운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무지, 즉 모름의 반대는 인지, 즉 앎이다. 이런 앎의 본질이라는 문제에서 혁명적 변화를 겪고 있는 디지털 정보기술 산업사회에서의 무지라는 개념에 대해 유전학,신경과학, 빅데이터의 발전은 개인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꿔 놓았다.
새로운 종류의 정보에는 새로운 불안이 따른다. 이런 불안이 생기는 것은 이 정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어려움, 누가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가의 문제, 누가 그것을 이용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의학적인 새로운 유형의 정보 출현은 그것을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각 개인의 삶과 생명 유지에 핵심적인 중요성을 띠게 된다는 의미다. 최근의 국내 문제에서 보듯이 무지를 권력의 새로운 기전과 관련해 검토해 보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고는 20세기 후반에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 대해 상세하게 논했지만, 21세기 디지털 정보기술 사업사회에서도 권력과 무지의 관계에 대해 똑같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늘 불편한 정보는 무시하고 부인하고 부정한다.
그러기 위해 눈감고 귀닫고 입다물 방법을 찾아 왔다. 지도자의 언설이 거짓으로 가득해도 그와 자신을 동일시하려 한다. 하지만 20세기와 달리 21세기에서의 다른 점이라면 인지적 무기력의 확산, 즉 진실과 거짓에 대한 무관심의 증가와 연결되어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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