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주어진 표현 속에 나타난 사상이나 느낌 등을 알아듣는 것을 말하며,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이해적이라 한다.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사람은 언제나 객관적인 상황에서 현실을 바라본다.
이해적인 사람은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을 강조하지 않으며, 상대가 싫다고 하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참지 못하고 화를 내지 않는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거나 글을 쓰려고 하는데 펜이 부드럽게 써지지 않으면 화를 내는 것이 주관적인 행동이다.
이해적인 사람은 언제나 객관적인 상황을 보면서 문을 바라보고, 열리지 않으면 열려고 애를 쓰기는 하지만 문에 화를 내지는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항상 저항하고, 그러다 스스로 상처를 받고 불평을 하는 것이다.
강한 바람이 불 때 어리석고 자기 중심적인 나무는 저항하고 부러져 죽는다. 그러나 현명한 풀들은 몸을 굽혀 폭풍이 지나고 나면 웃으며 즐거워한다. 풀들은 객관적이고 나무는 주관적이며, 주관적이 될수록 너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한다.
달리는 길에 만나는 맞바람은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며, 단지 그때 그곳을 지나고 있고, 나 또한 그곳에 있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바람은 그냥 지나가는 것일 뿐, 바람이 내가 아니다.
그것이 바람의 존재 방식이다. 그것은 전체를 볼 수 없으며, 오로지 가까이 있는 것만 볼 수 있다. 아침 바람이 저녁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람이 나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며, 단지 자신의 길을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화를 낼 이유가 없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양보하고 피하면 될 뿐이다. 뭔가를 주관적으로 느끼기 시작할 때마다 이것을 생각하면 마음 속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듣는 즉시 내 마음에 파도가 일어난다.
마치 상대가 나를 향해 말한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사람은 자신의 주관을 설명하고 있었을 뿐이다. 상대가 나를 모욕했다고 느낄 때는 상대의 마음과는 상관 없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 그렇게 든다는 의미다.
우리 누구나 순간적인 그런 느낌을 깨닫지 못한다. 모두가 객관적인 상황에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투영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나의 말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하면 나 역시 주관적이 된다. 두 사람 모두 주관적이 되면 충돌하고 폭력적, 적대적이 된다.
우리가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상대가 모욕당했다고 말할 때, 그 문제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왜 저 사람이 모욕감을 느낄까?' 생각하며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을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이해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다.
'그렇다'고 말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잃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그곳에 에고라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손해도 있을 수 없다. 손해 보고 있다는 느낌은 손해 보기 싫다는 갈망에서 나온다. 단순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전체를 얻는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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