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마음을 돌아보라"는 말을 자주 듣고 하기도 하며, 스스로 생각할 때도 많다. 내 마음을 돌아본다는 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몸과 느낌, 생각과 현실들을 하나씩 제대로 챙겨본다는 의미다. 요즘 명상을 이야기하면서 많이 사용하는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란 일종의 궁극적 세상살이 이치에 대한 집중과 관찰을 통해 비움의 충만감을 느끼고 깨닫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하고, 걱정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며, 고뇌와 슬픔을 없애고, 바른 본질적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깨달음이란 내가 느끼기로 현재의 걱정과 번뇌, 갈등이 사라져 심신이 평온하고 청정하게 됨을 깨닫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마음 훈련법이다. 젊을 때는 일부러 차를 마시기도 했지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다.
시끄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조용히 책상 앞에 앉거나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마음의 편안해짐 같은 느낌이다. 마음이 청소가 되는 듯 가지런히 정돈이 되는 기분이며, 땀 흘린 후 약간 뜨거운 듯한 물에 샤워로 모든 것이 씻긴 듯한 차분함 같은 것이다.
뭔가 가벼워지거나 편안하고 깨끗한 상태도 일상에서의 비움, 즉 공의 상태라 할 수 있다. 피부가 깨끗하고 신선하하면서도 수분을 충분히 충준한 듯 부드럽고 매끄럽고 뽀송뽀송한 한 느낌이 바로 그런 상태라 할 수 있다.
일상에서 무언가를 내려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잃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허전함과 아쉬움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잃는 것보다 더 크고 가치 있는 것은 얻을 수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그런 경험을 기억하면, 하고자 하는 일이 제대로 뜻대로 되지 않고 뭔가 답답하다면 무언가를 비우거나 버려야 할 때이다. 연말에 대청소를 해서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하게 날려버리고,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것이 그런 경험에 따른 자기 신뢰의 행동이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 멋지다. "때가 지나도 떨어질 줄 모르고 매달려 있는 잎들을 보면 보기가 민망스럽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산뜻하게 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빈 자리에 새 봄이 움이 틀 것이다."
꽃은 필 때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질 때도 여전히 아름다워야 빈 자리가 충만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지는 꽃도 똑같은 꽃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관계에서 만나고 헤어지면서 가질 수 있는 마음 가짐 또한 이래야 서로 간에 갈등이나 애증이 남지 않는다.
우리 삶의 종말인 죽음도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막막함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즐겁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시작을 앞두고 담담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올해 마지막 금요일 맞고 보내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