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가 안면만 있는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때는 어떤 대화가 바람직할까?
요즘처럼 세상이 어수선할 때는 그냥 가벼운 인사와 격려로만 지나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하는 말이 아무리 사실이라 하더라도 안면만 익힌 사람의 감정에 혹시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럴 경우 나에게 득이 될 일이 하나도 없다.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은 순간적인 우월감에서 비롯된 찰라의 유쾌함은 허울만 그럴 듯할 뿐 가치는 전혀 없는 행동이다.
빈정대거나 신랄한 농담은 재치와 어우러져도 설 자리가 없으며, 그런 말에 상대가 웃는다 해도 정당화할 수 없다. 어설픈 사람에게는 자신이 어설프다는 사실을 굳이 깨우쳐줄 필요는 없고, 그런 사람과 비교당한다고 자신의 품위가 더해지는 것도 아니다.
자부심이 높다는 말은 자신의 일이나 장점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자신의 눈에 스스로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유일한 그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한계에 주의를 집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현명하다고 착각하는 바보들만이 자신이 바보임을 연거푸 증명해 보일 뿐이다. 사회 생활에서 바보라서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어 연거푸 자신이 바보임을 증명해 보일 뿐이다. 생각이 느리더나 이해를 빨리 못하거나, 재치가 부족해진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그런 사람임을 깨우쳐줄 이유가 없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흔히 드러내는 결점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관계라면 그냥 간단히 그런 결점들을 무시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관계에는 손상이 가지 않게 된다.
결점을 꼬집어준다고 해서 그런 사람에게 그런 습관이 없어질리 만무하고, 그런다고 해서 그의 장점이나 덕목이 더 좋아질리도 없다. 이런 언행은 마찰과 분노만 불러일으킬 뿐이며, 사소한 갈등도 오히려 쉽게 가라앉기 않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라면 어지러운 시국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진정한 친구 사이거나 변치 않는 사랑을 나누는 관계라고 하더라도 자제하여 상처가 되는 말은 절대 꺼내지 않고 상대의 기분만 맞춰주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가까운 관계에서까지 이런 규칙에 신경을 쓰다가는 사람들과의 우정을 키울 수 없을뿐더러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연인과 친구 사이에는 솔직해야 하는 법이다.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관계이다.
이런 믿음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말과 행동들이 변함없이 진실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예의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이 좁고 공감 능력이 제한적인 사람에게나 달콤할 뿐 순간적인 만족조차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올해 마지막 목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