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는 첫째, 지식의 부족이나 알고 싶은 마음의 부족과 관련이 있거나 둘째, 관계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이나 사람을 무시(無知)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쪽(無智)을 선택할 때가 있다.
여기서 어떤 것을 무시하는 행동(無知)과 그것을 진짜 모르는 것(無智)은 겉으로는 아주 비슷하거나 심지어 똑같아 보이더라도 중대한 차이가 있다. 뭔가 무시한다는 것은 그 중요성이나 존재 자체를 부인한다는 의미로 봐도 못 본 체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로 실제이든 가능성이든 그 어떤 것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상태와 관련이 된다. 무시하는 행동과 무지한 상태의 차이는 책임과 결백의 상태라는 도덕적 구분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는 인식하고 있는 뭔가를 무시하는 것은 '원래'의 무지가 한때 제공했던 행복한 상태를 다시 얻으려는 노력과 관련이 된다. 그래서 무지라는 말은 어떤 쪽이든 주로 부정적으로 사용되며, 어떤 사람의 무지는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무지와 무시 사이에는 우리 일상생활, 특히 우리가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다. 사랑은 무지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을 키우며 부모는 완전히 자식에게 집중하다가도 의도적으로 무시할 때가 있다.
짜증이 난 아이를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거나 조용히 몇 분간 혼자 있게 한 다음 어떤 행동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 잠깐 '타임아웃'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런 의도적, 전략적 무시는 아이가 부모의 무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시간이다.
잠 또한 무지와 관련이 있다. 불면증은 일상적 시간과 그것이 우리에게 일으키는 감정을 소화한 다음 쫓아내 버리는 일에 실패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전략적 무시는 학교에서 문제아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도발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고 조언하거나 장려한다.
교사들도 가끔 특별히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보내는, 개인적인 문제나 가족 문제와 관련된 경고 신호를 무시하곤 한다. 이건 교사들의 무시 방식은 더 세분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가령 뭔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경고해 주는 비행을 무시할 때가 있다.
그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교사로서 개의치 않겠다는 뜻일 수도 있고, 진짜로 그것을 경고로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연인이 데이트할 때 사소한 폭력 같은 성격적 결함을 무시하는 것도 같은 방식이다.
그런 방법들은 비행 성향의 학생이나 데이트 상대의 욕망을 살아있도록 유지하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 친밀하고 사교적인 관계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면, 이 능력의 부족은 우리 삶의 다른 영역에서 종종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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