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서로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하고 하는 말이다. 충고는 제대로 잘 들은 다음의 문제다. 만약 상대가 해답을 듣기를 원하는 이야기일수록 말하는 동안에는 해답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듣는 데만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말에 무기를 주는 것은 웅변이 아니라 진정한 영감이다. 진정한 대화는 내가 먼저 깊은 내적 침묵 상태를 확립했을 때에야 가능하다. 이 침묵이 상대를 자신의 생활 속으로 맞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깨친 사람들은 상대 안에서, 상대를 통해 접근하며, 신뢰만이 상대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많은 시간이 토론 속에서 흘러가고, 많은 크고 작은 논증들이 토론 속에서 발전될 수 있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 바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이다. 대화는 가정이나 직장이나 이동하는 차량 속에서도 가능하며, 식당이나 위원회나 회의에서도 있을 수 있다. 너무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내며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대화가 끝나면 우리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더욱 굳게 믿으며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진리가 승리하는 일은 드물다. 논증만 가지고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논증의 뒤에는 한 삶의 독특한 성격이 숨어 있는 일이 대부분이다.
토론이나 대화는 사실상 사상과 의견의 교환이 아니라 두 성격의 싸움이며, 두 감정의 대립이다. 그래서 토론을 할 때는 언제나 상대를 생각해야 한다. 상대를 이길 것인가? 아니다. 상대로 하여금 지금까지보다 더 강력한 논증을 생각하도록 강요할 뿐이다.
만약 대화에서 상대의 논리를 뒤엎고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면 열 마디 중 아홉은 상태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다지 확실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에 대해 확신을 박아주는 데 성공했을 따름일 뿐이다.
대화나 토론에서 매서운 논리로 상대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어 마침내 침묵을 지키게 만든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도 않다. 아직도 상대의 감정을 정복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상처 받은 감정은 새로운 논증을 만들어 낼 것이다.
선언적이고 단정적이거나 빈정거림, 혹은 악랄한 말에는 비록 웃으면서 말할지라도 누구나 감정을 상하게 된다. 대화에서는 먼저 상대의 상한 마음을 낫게 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솔직하고 진지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
만일 그런 용기가 없다면 가만히 그릐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도 해결책이다. 상대가 나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면 그것은 먼저 내가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대화를 중지하고 조용히 쉬면서 감정의 상처를 가라앉게 하자.
상대보다 내가 우수하다 할지라도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다. 공부할 기회가 적어서 잘 모른다고 말하면 공부만 해와서 현실성이 없다는 것도 사과의 한 방법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늙은이 같은 이야기이고, 상대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 많다는 식이다. 상대의 호감을 사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멋진 한 해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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