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imagination, 想像)은 과거의 경험으로 얻어진 심상(心像)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정신작용이라고 백과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기억의 재생은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생각해내는 것이므로 상상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고(思考)는 추상적 개념을 구사하는 것으로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상상과는 구별된다. 달나라 여행처럼 상상의 내용이 현실에는 없는 것이라 생각되면 우리는 이런 생각을 공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상으로 시작된 달 여행은 점차 상상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상상하는 사람은 그 내용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망상(忘想)이나 환각(幻覺)은, 있지도 않은 것을 현실로서 생각해 낸다는 데서 상상과는 구별된다.
상상하다의 어원은 라틴어 imago에서 image로 변화하고, 상상력은 imaginatio에서 imagination으로 변화하면서 이미지를 형성하는 능력이라는 뜻을 전달하는 의미의 어원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미지를 변형하는 능력으로서의 상상력의 본질과 달라졌다.
이런 혼란 때문에 우리는 상상력이 현재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어떤 이미지를 형성하는 능력이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상상력의 본질은 오히려 지각 작용에 의해 수용된 이미지들을 변형시키는 능력이며, 애초의 이미지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쉽게 생각하면 철학자들에게서 보는 어떤 사물의 인식 능력에서 시인이 보는 인식 변화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미지들의 변화, 곧 이미지들의 저 예기치 않은 결합이 없다면 상상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상상하는 행위 또한 있을 수 없다.
만일 현재적인 이미지가 어떤 부재하는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는다면, 그리고 우연한 한 이미지가 기발한 이미지들의 풍부함을, 곧 이미들의 일출을 야기하지 않는다면, 상상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단순한 어떤 추억, 기억, 친숙한 습관만 있을 뿐이다.
상상의 종류로는 첫째, 수동적 혹은 현실도피적 상상으로 백일몽(白日夢)이 있다. 소아마비인 사람이 천하장사를 꿈꾼다든가, 자기는 고귀한 사람의 사생아(私生兒)라고 생각한다든가 하는 것을 백일몽이라고 한다.
둘째, 상징적 상상이 있다. 아이들이 막대기에 올라타고 말을 탄 것처럼 여기거나, 둥글게 붙잡아 맨 새끼줄 안에 들어가서 기차를 탔다고 생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셋째는 목적적 상상으로 작가가 완성된 질그릇을 상상하며 소재를 이용해 토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종의 토기가 만들어 내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넷째가 생산적 상으로 예술, 과학, 발명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이다. 요즘 초미의 관심사인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이 내는 비전과 실천력이 그것이다.
후보의 가치는 그가 가지고 있는 상상 영역의 후광이 얼마나 넓은가에 따라 다르게 측정되거나 결정된다. 상상 영역이나 상상 세상 덕분에 상상력은 본질적으로 세상을 향한 열림이나 개방의 체험일 뿐만 아니라 새로움의 경험이 되기도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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