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8-3]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 모든 법이 공(空)의 양상을 띄고 있다) : 쉰다는 것은 공한 도리를 바로 알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깨달음의 관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영원히 육도 윤회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고뇌를 안고 괴로움을 겪는 생활을 해야 하며, 중생계를 떠날 수가 없다. 이 관문을 해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자신이 밥 먹고 옷 입는 것 이상으로, 그리고 내 몸 아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마음에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바가 있으면 고요히 앉아서 관조하여 돌이켜보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직접 스스로 그 자리에 고요히 앉아 반조해 보자. 오온을 비추어 보면 정말로 있는 바가 없어서, 자연히 모양을 잊고 몸이라는 체를 잊어 나라는 것이 공함을 알게 될 것이다.
이미 나라는 것이 공해지면, 심하게 병든 사람이 병이 나으면 약을 버리는 것처럼 그 대상 경계인 법도 역시 공해진다. 나라는 것과 대상 경계가 함께 공하게 되면 자연히 모든 것을 쉬게 된다. 쉰다는 것은 공한 도리를 바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의도적으로 쉬려고 하는 것은 쉬는 것이 아니다. 내 자신을 반조하여 공했다는 것을 바로 알았을 때 자연스럽게 쉬어지는 것이다. 쉰다는 것은 인생 여행길에서 윤회에 지친 육신과 번뇌 망상에 시달리는 생활 속에서 밖으로 돌아다니며 쉴 곳을 찾기보다 내면의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밖으로 돌아다니며 주색에 빠지거나 마약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내면의 자기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만이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쉬는 것이다. 방안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일념으로 화두를 챙기면 고향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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