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변화가 많고 복잡한 세상에서는 자신의 철학에 따른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가기가 여간 힘들게 여겨지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일관된 삶의 철학을 고수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예의와 개인적 자부심이며, 이 둘은 서로 보완적이다.
예의는 인사를 잘하는 것처럼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의미하고, 삶의 과정에서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을 자부심이라 한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세련된 예의를 갖추지 않을 수 있고, 단순하며 자기 부정적인 사람이 세련된 예의를 갖출 수도 물론 있을 수 있겠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자부심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의 문제이며, 예의는 상대에 대한 생각과 응대다.
종교에 바탕을 둔 관습적 윤리에 따르면, 우리는 마땅히 자라면서 자부심이 아니라 겸손함을 길러야 하고,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의 사랑은 자신이 아닌 남을 향해야 한다. 이런 전통에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 이상적이다.
관습적 윤리에서 추구하는 겸손은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신(마음)을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는 욕심 없는 마음 상태인 겸손과 정반대되는 신앙적 덕목이다. . 겸손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요구되는 신앙 덕목이다.
나의 사랑을 받아야 할 마땅한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인데, 이 사랑은 나 자신의 실제 모습에 의해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러므로 종교적 전통에 따라 나 자신을 제외한 모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관념은 터무니없다.
어느 누구도 인류 전체를 사랑할 수는 없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단순히 인간이라는 이유로 사랑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까지 유사 이래 경험했던 수많은 전쟁들이 그 실제적 증례들이며, 우리의 지금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본다.
종교적 가르침에 따르면 사랑해야 할 이유는 그것 하나로 충분하다. 즉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가 인간이라는 사실만 알면 된다는 의미다. 인간은 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존재이므로 모든 인간은 어떤 한계가 있든 존엄적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기묘한 개념은 윤리의 어떤 종교적 기반도 거부한 채 이성과 경험만을 바탕으로 논의를 펼친다는 철학자들의 생각에서도 발견된다. 이성이나 경험으로는 인간 본성에서 존엄성 같은 자질을 밝힐 수 없다는 사실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듯 보인다.
존엄성은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에게서만 볼 수 있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질이 아니며, 모든 인간을 사랑하라는 권고는 계율이 아니며,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정책적 권고다. 그런 행동을 통해 평화는 가까워지겠지만, 진정한 사랑은 아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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