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38-5]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 모든 법이 공(空)의 양상을 띄고 있다: 바른 생각이 중요한 이유는 바른 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막히지 않고, 환히 트여 명백하다는 말이 있다. ‘놓아 버린다’는 것은 생활을 놓아버리고 돈을 놓아버리는 것만이 아니라 잘못된 사고방식, 마음의 변통을 놓아 버리는 것이고, 여덟 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의 정견을 갖추는 것이다.
이런 정견(正見)은 있는 그대로 올바로 보는 것, 즉 바른 견해를 이르는 말로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사제(四諦)와 연기(緣起)의 이치를 잘 알고 사물의 진상을 바르게 판단하는 통찰적 지혜인 팔정도의 첫 길이다. 보는 것을 확실히 한다는 것은 자신의 견해를 확실히 한다는 의미다.
정견과 더불어 팔정도는 생각을 바르게 하며, 말을 올바로 하며, 업(행위)과 명(생활), 정진(노력)과 염(사념)을 바르게 하여, 마지막으로 선정(명상)을 바로 하는 것이다. 이런 바른 생활의 수행을 통해 고통의 원인인 탐진치(탐(貪)ㆍ진(瞋)ㆍ치(癡))를 해탈하여 열반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원효스님은 존재의 근원을 규명하는 진여(眞如)에는, 부득이 말과 글에 의존해 드러내는 진리인 ‘의언진여(衣言眞如)’와, 말과 글의 개념을 떠난 순수 진리 그 자체인 ‘이언진여(離言眞如)’가 있다고 했다. 성인들 모두가 입을 저 벽장 속에 걸어두었다는 말은 입을 열면 곧바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오류는 언어로부터 온다” 했던 니체의 염려처럼, 입을 여는 그 순간 진리에서 십만 팔천리(개구즉착, 開口卽錯)이요, 생각 한 번 깜빡 움직이는 순간 바로 어긋나니(동념즉괴, 動念卽乖) 진리의 세계를 복잡한 망념 덩어리인 중생의 언어개념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결국 이 ‘언어라는 그림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실상의 진리 세계를 중생들에게 보여줄 수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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