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핸드폰 벨소리에 입가의 침을 닦으며 일어난다.
된장남의 하루가 시작되는거다.
직장을 그만둔지 어언 6개월째..
하지만 그다지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모아놓은 돈이나 까먹으며 그걸 다 까먹으면
어차피 집에다가 손벌린다는 계획을 3단계로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으러 욕실에 들어간다. 거울을 보니 엊그제한 샤기컷이 찌그러진데도 불구하고 뿌듯해 보인다.
된장남은 소중하므로 동네이발소나 블루클럽은 이용하지 않는다. 최소한 시내 ** 미용실 정도는 이용해 주어야.. 난 소중한거다.
비달사순 샴푸를 쳐바르고 엘라스틴 린스를 하면서
또다시 비달사순 셋트를 사지 않은걸 짜증을 내지만,
이내 머리를 감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며 만족감에 도취한다.
머리를 감고나면 면도를 한다. 필립스 전기면도기가 있긴 하지만,깔끔하고 품위있는 면도를 위해 쉐이빙폼을 조낸 쳐바른뒤
면도기는 쉬크쿼트로4나 질레트마하3 파워 정도는 써야 한다.
면도를 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마치 장동건이나 조인성이라도
되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왁스로 손질을 시작한다.
왁스 한통이 3일이면 끝이다.
머리를 마무리하는데 컴터테이블에 가득 쌓인 고지서에 눈길이 간다. 핸드폰과 전기세... 인터넷요금과 도시가스요금...
그리고 고옆에 별도로 떨어져있는 카드요금 고지서에는
백만원에서 백원짜리가 몇개 부족한 금액이 청구되어 있다.
된장남은 살짝 한숨을 내쉬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어차피 아버지나 어머니 中 둘중에 한분에게 죽는다고 난리치거나 오버액션하면, 요번에도 한번쯤은 얼마정도 크게 한건 받아낼 수 있을거니까.
며칠전 카드할부로 구입한 디젤청바지와 알마니 셔츠를 걸치고
평소 좋아하는 휴고보스를 뿌린다. 구입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페라가모 지갑을 찾는다고 온방을 뒤지다가 결국 침대 밑에서 찾았다.
어제 나이트에서 만난 된장녀와 마신 술이 넘 과했었나보다.
차키를 챙기고 현관앞에서 거울을 본다.
살짝 웃으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것처럼 느껴진다.
뿌듯한 맘으로 원룸 지하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차장에는 이미 백수인 자신의 차밖에 없다.
36개월 할부로 구입한 자신의 RV가 늠름하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할부금 반도 못갚았음)
시동을 걸구 집앞을 나서는 된장남.. 게이지를 보니 기름이 없다. 집과 별로 떨어지지 않은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기로 한다.
주유원이 오자 된장남은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만원어치만 넣어주세요."
기름값에 조낸 붙이는 세금과 現 정부를 원망하며.
페라가모 지갑을 열어 카드로 결제를 한다.
만원어치면 오늘 왔다갔다 정도는 충분히 할거라 예상하면서...
친구들과 약속했던 피시방에 도착했다.
친구들과 스타와 스포를 몇판 땡기고 게시판 구경에 나선다.
어제와 그제 써놓았던 리플들에 확인작업에 들어간다.
블로그 및 싸이 역시 확인에 들어간다.
車와 함께 올려놓은 사진이 있으니,
분명 낚이는 골빈 된장녀가 있을거라는 계산에 여기저기 쑤셔본다.게시판이나 이슈에 한마디 던져놓고 낚시질을 즐기기도 한다.
된장남 3인조들이 피시방에 모이면, 어떤 페미들도 이들을
이길 수 없다. 된장남 개개인들의 집착성 지능적 안티수준과
키보드 워리어로서 능력은 他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악플과 안티가 전문인 특성上 전문지식 쪽으로 들어가면,
슬슬 버로우 한다.
토론 따위를 즐기는건 아니지만,
다분히 아는척 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그러다가 골빈 된장녀 하나 낚이면 재수 좋은거고, 아니면 마는거고...
맨날 가는 피시방이지만, 알바가 자주 바뀐다.
꽤 대형 피시방이라 여알바들의 미모에 대해 토론을 나눈다.
대체로 미모가 갠찬다. 그렇기에 피시방을 요기로 정한거라면서...슴가가 꽤나 빵빵하고 귀여운 외모의 알바가 커피를 들고 지나가다가,며칠전에 구입한 아끼는 디젤 청바지에 커피를 쏟고야 말았다.
된장남은 속으로 앗 싸를 외치며 자겁할 구실을 찾은거에
쾌재를 부른다.
아가씨는 된장남에게 연신 미안해하지만, 된장남은..
"그럼 미안하면 전번이나..."
전번을 따는 와중에서도 남들 일하는 이 시간에 피시방에서
노닥거리는 자신의 직업을 뭐라고 할까 잔머리를 1초에
수백회 以上 회전을 시킨다.직업은 프리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전번도 땃고, 정액 다섯시간을 채운 된장남들은 배가 고프다.
솥뚜껑 삼겹살이나.. 보쌈.. 좋아하는 꽃등심...
그리고 몸이 허할때 즐기던 멍멍이 수육...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지금 처지에 그런걸 먹을 수는 없고,
쇼윈도 유리안으로 맛있게 먹는 그들을 쳐다보며
피시방 근처 분식집으로 향한다.
"아줌마 라면 세개하구, 김밥 두줄만 주세요."
라면 국물까지 깨끗이 핥아 먹어치우고 나니까 배가 부르다.
그러고 보니까 어느새 어둑어둑 저녁이다.
된장남들은 고민에 들어간다.
고민이라 해봤자 조촐하게 술을 마실까, 아니면 나이트를 갈까,
그것두 아니면 채팅이나 해서 여자나 꼬실까 따위다.
결론은 나이트로 결정났다.
카드의 압박이 약간 걱정되긴 했지만, 비장의 돌려막기 스킬을
이용한다면 어느 정도는 땜빵이 가능하고, 오늘은 그럭저럭
뿜빠이로 때워보잔 생각..
아름다운 된장녀 가득한 나이트로 떠날 생각에
된장남 3인조는 가슴이 벅차다.
친구가 지명을 찾으니까, 주임이 조낸 반갑게 맞이한다.
룸에 자리잡고 17년산 양주..
뒤이어 줄줄이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아가씨들..
된장남 3인조들은 되도록이면 춤은 추지 않는다.
룸에서 뻘짓하는게 더 재밌고, 룸에 계속 있는게 더 있어보이니깐 두시간이 넘도록 아가씨가 몇명 들어오나 세어보다
열몇명에서 귀찮아서 관둔다.
결국 마지막 아가씨들 세명과 초이스가 된다.
"오빠 무슨 일해요?"
"어, 웹디자인 해."
약간 된장녀스러운 그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가서 소주한잔 하기로 약속이 됬다.
그녀들을 비웃으며 계산서를 보니 술값이 얼추 백만원 가까이 나왔다. 한숨을 내쉬지만 소중한 삶을 사는데 이 정도는 별거 아니라며 자신을 위로해본다.
룸에서 각자 나눌 액수를 대충 정한뒤 웨이터를 시켜
카드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선다.
나이트를 나서자마자 죄다 술취한 척 들러붙는 것이
일반 된장녀도 아니고, 날잡아 잡수라는 완죤 맛이간 뇬들이다.
쾌재를 부르며 지갑을 열어보지만
돈은 만원짜리 한장.. 덴장할 모텔비도 없다.
카드 한도도 달랑달랑 하는데...
친구에게 돈 5만원을 빌려 근근히 모텔로 향한다.
맛간 그뇬은 씻지도 않고 자빠져 누워잔다.
여자를 잠잔다고 그냥두면 된장남이 아니다.
다음날 오전에 눈을 뜨니 그뇬 아직도 자고 있다.
깨워서 해장국 먹고 전번 물어보니까 눈을 똥그랗게 뜬다.
-그러면 그렇지 원나잇 한번 더할라 그런 내가 미쳤지.. -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어제 나이트간걸 조낸 후회해본다. 하지만 그건 항상 1년 365일 후회하는거다. 하지만 또 간다.
카드결제할 생각하니 막막하고, 돌려막기할 생각하니 갑갑하다.
며칠 있음 핸드폰 요금도 내야되는데...
도시가스 요금도 2개월치가 미납이다.
집에 도착하니 또다시 우체통에 원룸 관리비 청구서가 꽃혀있다.
한숨이 나온다. 조만간 본집에 들러야겠단 생각을 한다.
핸드폰으로 어제 꼬셨던 피시방 알바에게 문자를 넣어본다.
즉각 오는 대답
"누구세요?"
"어 ~ 어제 니가 커피쏟았던 오빠야."
■ 된장남들은 된장녀들처럼 뭐 특별한 정의가 있는게 아니어서,
그냥 웃자는 의미로 써봤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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