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 현상계 사물의 모습이며,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이 진리의 본질이다. 중생은 법신의 진공묘유(眞空妙有)의 특성을 갖추고 있어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찍이 생겨난 적도 없었고 없어진 적도 없었으며, 변하지도 않았고, 옮기지도 않았다.
그래서 오는 것도 없었고 가는 것도 없었으며, 오래된 것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이, 이처럼 우뚝하게 높이 서있었다. 무엇이 부처일까? 진공묘유, 즉 텅빈 어둠인 허공의 품 안에서 꽉찬 밝은 광명의 성품을 보는 것이 부처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각자의 성품이 곧 불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성품은 바로 내 의식이 작용, 즉 마음이 반응하는 곳에 있다.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보려고 노력해야만 볼 수 있다. 만약 반응이 일어나면 성품 아닌 것이 없으나, 만약 육근과 육경과 육식의 작용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면 인식의 반응 모습 그 자체를 보기 어렵다.
그것이 작용하는 곳이 태중이면 몸이 되고, 세상 속이면 사람이고, 눈에 있으면 보고, 귀에 있으면 듣고, 코에 있으면 향기를 분별하고, 혀에 있으면 맛을 보고 입에 있으면 말을 하고 음식을 먹고, 피부에 있으면 감촉을 느끼고, 손에 있으면 무엇을 잡고, 발에 있으면 걸어 다닌다.
두루 나타나면 온 세상에 꽉 차지만, 거둬 들이면 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 있다. 아는 사람은 이것을 불성, 순수의식, 본심, 정신, 영혼 등으로 부르고, 모르는 사람은 정혼(精魂), 식신(識神), 혼잡의식, 낱심, 생각, 혼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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