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이 어떻게 맹목적으로 히틀러를 뒤따르게 되었는지를 사회심리학적으로 밝히기 위해 실시한 아주 단순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사람이 유대인이었던 솔로몬 애쉬였다. 그 실험 결과 대상자들은 하나 같이 집단 다수의 의견에 굴복하고 말았다.
실험 내용은 7명의 대상자들에게 선 4개를 보여주고 길이가 똑같은 선 두 개가 무엇인지 대답하도록 한 것이었고, 6명은 실험을 돕는 연기자들이었고 단 한 명만 실험자였다. 5회째 실험에서 자신의 의견을 꺽고 다수의 오답에 합류하고 말았다.
이런 실험을 123명에게 반복적으로 실시하면서 실험 대상자들 5살짜리 아이도 쉽게 풀 만한 문제에 대해 세 명중 한 명꼴로 틀린 대답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실험 집단에서 특별한 압력을 가한 것도 아닌데 실험 대상자들이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집단의 압박이 한 사람의 인식을 자신도 모르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예측했으며,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은 하나 같이 집단 다수의 의견에 굴복하고 말았는데, 아마도 그들 모두 다수의 답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틀린 답을 말하기로 선택했다. 애초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양처럼 나약하고 멍청하게 태어난 것도 아니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이다.
누구나 겁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토대로 서양의 민주주의 사상이 세워졌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용기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지만, 우리는 혼자서 튀지 않으려 언제든지 소중한 권리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몇 명의 실험 대상자들은 집단의 강력한 무언의 압박에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간에 대한 희망의 여지를 남겨주었다. 이런 예외적인 인물들에게서 보통 사람과 삐딱 사고자의 차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실험 후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 보면 그들도 다수의 의견을 거스르는 일이 얼마나 힘겨워 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체 대상자의 25% 정도가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지켰는데, 의견을 굽히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자아의식이 큰 몫을 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전부 오답을 말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시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고집스럽지 못했던 대상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지 능력부터 의심했다.
내면이 확신으로 가득 차 있을수록 흔들림 없이 자신의 주체성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혼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을 지탱해줄 버팀목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내면의 갈등을 견뎌내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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