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면 큐션이 좋은 굽높은 신발을 신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맨발로 흙길이나 아스팔트 길을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한다.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요즘은 많이 늘어나 신기한 모습도 아니다.
맨발로 구불구불한 길바닥을 마치 움켜쥐듯 밟기도 하고, 울통불퉁한 길에서는 그에 걸맞게 발바닥을 맞추기도 한다. 마치 살아 있는 듯 감각이 꿈틀대는 발바닥은 닿거나 지나치는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한 번에 하나씩만 할 수 있으며, 걷거나 달리는 것도 맨발이나 신발을 신거나 동시에 두 신체적 일을 환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한 번에 오직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업무, 공부, 인간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해야만 각각의 일에 소홀함이 없이 충분한 시간과 주의를 제대로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다. 일상의 익숙한 일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한 번에 하나씩 마무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여러 일을 동시에 벌려놓으면 오히려 성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럴 때일수록 각각의 일에 집중해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삶의 질과 효율을 높이는 핵심 원칙임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걷기나 달리기는 맨몸으로 마음을 가볍게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자연의 고고하게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느낀다. 맨발도 신발의 모양처럼 하나의 표상이며,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힘차게 땅과 공기를 직접 만나 교류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유연한 생각과 단련된 몸,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스스로의 영혼을 활짝 펼치는 모습이다. 신발 속에 갇혀 평생 일그러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쿠션에 의지해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신발이나 구두를 신지 않고 걷거나 달리기를 하고 있거나 그렇게 하라도 권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달리기 그 자체에만 빠져드는 나만의 달리거나 걷는 방식을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외양이 아니라 달리기 그 자체, 걷기 본래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어두운 기운이 사람들을 홀려 호시탐탐 무언가 잡아타게 만들지만, 밝은 기운은 나와 다른 사람들과도 동행하며 서로 도움을 나눌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비좁은 도로 위의 교통 정체나 혼잡한 대중교통의 번잡함 속에서 불편한 마음을 감수하고 이동하기보다 그냥 넓은 길 위를 혼자서 자유스럽게 달리거나 걷는 일이 진정 귀한 특권을 누리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맨발이든 신발을 신든 상관 없이 원초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걷기나 달리기라는 특권을 저버리거나 무시하고 살다보면 걷는 길 자체가 없어지고, 흙이라는 자연적 감촉도 멀어지게 된다. 우리 모두가 대지의 공동 소유자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연을 무시하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화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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