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만 해도 우리 사회, 특히 농촌 시골은 거의 자급자족의 시절이었다. 필요한 농기구도 거의 대부분 산이나 들에서 얻을 수 있는 나무와 풀들이 주요 재료였으며, 칼, 낫, 호미, 쟁기 등 철기류와 그릇 등만 대장장이와 옹기쟁이에게 가서 사오는 정도였다.
그 때는 각자의 삶의 영역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어떤 존재로 되도록 도움을 주던 시절이었으며, 삶이 항상 우리 자신을 마치 불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순간 순간의 인생이 뜨겁고 아프고 어려운 시기였다.
그 순간은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런 어려움조차도 우리를 더 강하고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결국 좋은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다. 어른들은 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셨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어른들은 늘 거대한 인생 지식 창고 같은 존재로 여기고 느끼고 알고 있었지만, 어떤 일을 할 때마다 그 일머리를 풀고 해결해가는 순간에는 진짜로 현명하다는 것을 진짜로 깨닫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나도 과연 저렇게 지혜로워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지혜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시작되는 여행길이다.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지금보다도 더 지혜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없을 것임을 안다.
때로는 실수라도 할라치면 내가 과연 지혜로워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대부분이 지혜로워지기 위한 수단들을 하나 둘 쌓아가고 있으며, 더 오래 살수록 더 많은 더 많은 경험과 더 지혜로워질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뭔가에 대해 알고 있으며, 한 때 "나는 오늘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는 말이 유행했던 때도 있었을 만큼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한 분야에서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라면 자랄수록 지혜는 정보와 지식 그 이상의 것임을 깨닫게 되고, 그것은 해답과 통찰을 줄 지식을 사용할 적절한 때는 아는 능력, 곧 분별력임을 배우게 되었다. 집 주위 하천이 큰 비로 범람을 하면 우리는 피난을 가고는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물이 평소에는 온화하기 그지 없지만, 많아지면 빠져 익사하거나 떠내려가다 다치기고 하는 등 생명에 위험한 존재임을 교훈으로 배우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경험들이 지혜에 대한 삶의 교훈이었다.
그런 사고들은 절대로 잊지 못하며 언젠가 그것은 내게 지혜에 대한 통찰을 주리라는 것을 어른들은 알고 계셨다. 부드러운 물이나 눈, 비와 바람도 언제든지 나를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뼛속까지 시리고 춥게 만들 수 있다는 당황스러움은 잊을 수 없다.
어른들은 누구에게나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려주고, 그런 사고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비슷한 사고 경험으로 알게 되면서 어른들의 경고가 전부 옳은 것이며, 늘 마음 속에 교훈으로 새기게 되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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