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땅 하늘 쳐다 볼 틈 없이 바빠,
어제는 엉엉 울었더니
그 눈물 하늘로 올라가 오늘은
비 되어 내리네요.
오늘 서당도 못 갔네요.
비 나린 서당길
노우란 은행잎들
타박타박 밟는 내 발
아래 물들의 웅성거림
내 귀는 금세 찰랑거리지요.
그걸 못 듣고 오늘은
콘크리트 벽 사무실에서
돈탁돈탁 컴 자판을 두드리며
돈의 눈꾸녕에 눈이 머네요.
저, 이 짓 참 싫거든요.
신물 나게 싫거든요.
낼은 서당에 가서
빨리 은행들을 보아야겠어요.
안 떨어지고 남아 있는 은행잎은
몇 개나 되는지 말예요.
바보들 공중이 더 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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