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성 가운데 비겁함을 가장 나쁘다고 생각한다. 비겁하다는 말은 보편적이 아닌 이기적 본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성은 한 마디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인간다움을 의미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어떠해야 마땅한가에 대한 견해는, 당연히 사회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존재 방식에 따라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계급 사회일수록 각 계급의 입장으로부터 일정한 공통된 견해가 있고, 또 거기에는 지배계급의 견해가 전면에 나서게 된다.
노예 및 봉건 사회에서는 인간성의 이해는 감각적인 방면, 물질과 관련된 측면은 경시되고, 이성적 정신적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면서 관조적 생활 태도, 즉 노동에 의한 생산, 생활을 경멸하는 태도를 인간의 인간다운 자세, 인간성의 발휘로 보기도 한다.
정신적이고, 지적인 동시에 이성적인 것에서 변하여 신 또는 하느님의 마음에 충실한 신앙심의 깊이에 의해 인간 본연의 존재 방식이 인정되어졌다. 즉 인간성이라는 것은 신의 뜻이나 하늘의 뜻에 기초하여 생기며 발휘되는 것이고, 거기에 인간의 진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자본주의가 발전하게 됨에 따라, 신에 종속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파악 방식에서 인간을 그것 자체로 파악하고자 하는 르네상스기의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 속에서 비로소 인간상은 신으로부터는 떨어졌지만, 아직 정신적인 교양 정도의 수준이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 발전되면서 자본가 계급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사회를 위해 무엇을 만드는 것, 즉 생산하는 것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관조적이거나 신앙 속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적, 사고적인 것과 물질적, 감성적이고 행동적인 것이 함께 나타나고, 통합이 이루어져 왔지만, 이런 인간성의 실현이 허용되는 것은 지배 계급인 자본가 계급뿐이고, 더구나 물질적, 감성적, 행동적이라 하더라도 노동과는 관계없는 오락이나 취미 등에서 발견될 뿐이었다.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사회와 달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다움을 제거당하고, 생산수단의 일부분으로 조립되는 것에 불과했던 노동자 계급도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인강성의 역사적 발전 과정 속에서 훈련되고 단련되어 왔다.
그런 인간적 유대 속에서 새로운 사회를, 즉 노동자인 자기 자신을 해방하고 인간적으로 되는 사회를 수립하는 세력으로, 실로 인간 전체를 계급적 억압과 착취로부터 해방하는 것인데, 이 계급이 지향하고 실현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인간을 제한된 지배 계급의 인간관 아래 묶어두고 있다.
인간성을 지배계급의 제한된 인간성에서 해방시켜 인류 전체가 동등하게 향유하는 인간성을 획득한 결과가 오히려 북한 독재사회에서 보듯이 인간성을 감성과 이성, 물질과 정신을 2분하거나, 감성적인 활동을 노동에서 떼어 놓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간성은 심신을 구분하고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본질적으로 속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여 전면적으로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촉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의 경로석이 요즘은 노약자석으로 바뀐 것처럼, 인간성에 대한 정의도 사회 변화와 더불어 변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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