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격은 꿈꾼다고 저절로 쌓을 수 있거나 쌓여지는 것이 아니라 망치로 두드리고 다듬듯 꾸준히 노력해 스스로 쌓아가야 한다. 우리 일상에서 몰랐던 것을 배우고, 잘못된 습관을 고쳐가는 과정이 인격을 다듬고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나이 들어 보면 인생이란 일생 동안 나 하나 만들어가기도 바쁜 시간이지만, 한 번 가버린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내 삶에는 시간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나의 두 다리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우리 연배의 국민들의 최대의 불행은 넓은 세상을 알 수 있는 기회도 없이 어린 시절 일제 식민시절을 갓 벗어난 시점에 서로 다른 정치 사회적 이념의 차이로 남북이 갈라지고, 공산주의자들의 민주주의 국민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한 기습 남침 전쟁의 참혹한 폐허 위에서 세상살이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다.
유엔군들이 던져주는 건빵 한 알을 얻기 위해 비둘기 때처럼 달려들기도 했다. 부패한 정치인들이 청년 학생들에게 밀려나고,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슬로건 아래 모든 국민들이 똘똘 뭉쳐 전 세계를 돌며 산업화를 일구고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7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그런 어렵고 힘든 삶의 여정을 통해 우리 모두 스스로 자신의 인생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선진 국민으로서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갈망을 품고 살아왔다. 나 또한 익숙한 사회를 마다하고 대학 졸업 후 낯선 공직의 길로 들어가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과 현실적 어려운 장벽을 무너뜨리고, 극복하는 힘든 과정들을 많이 경험하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인격을 도야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외과 의사로서의 열정과 그 열정을 이어온 굳은 의지가 내 꿈의 실현을 위한 용기와 도전이 더 큰 꿈으로의 이어졌다.
이전에는 엘리트 선수들만의 경기였던 마라톤 대회가 1995년부터 일반 시민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면서 나도 주말 등산을 접고 관절에 더 안전해 보이는 매일 달리기로 전향하여 200회 가까이 완주하면서 달리기 속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즐기고, 감수성을 깊게 할 수 있었다.
깊어진 감수성을 통해 감정과 사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고, 어려운 삶의 순간에 봉착한 이웃들이 삶의 의지를 회복하는 데 작지만 기여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 소액 기부의 문화를 확신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공유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밝은 사회를 만들어 오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일면 단순해 보이는 우리 삶이지만, 선택적 일상인 삶의 결과에 따라 자세히 보면 거대한 하나의 예술적 인생극이며, 그러기에 더욱 인생의 꽃이 화려하게 피어나고, 나라는 한 개인의 역사가 이루어져 왔다는 느낌을 당연하게 느끼고 있다.
나는 아내와 함께 한 인생을 통해 서로의 인생론, 의학론을 나누며 나의 삶과 사회적 활동을 더욱 풍요롭게 발전시텨올 수 있었음에, 특히 주자로서 사회봉사자로서의 꿈을 조금이나마 펼쳐나가는데 든든한 버팀목이자 도움이 결정적이었음에 감사하고 존중하며 살아간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