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항상 그 언저리에만 가도 낯익은 듯한 반가움이 왈칵 밀려오지만, 그리운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늘 우울한 기분으로 빠지곤 한다. 달리기나 독서가 잠시나마 안도감, 힘, 심지어 기쁨을 가져다 주지만, 모든 것이 하릴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매일 1km 이상 달리는 이어 달리기 같은 도전이 우울감을 누그려뜨리고 일상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퇴근 길을 달리거나 실내에서 달리기나 한강이나 우면산이나 남산 등에서 달릴 수도 있다.
어릴 적 나의 첫 관심의 대상은 고양이나 개 등 집에서 자라는 애완동물들이었다. 축구, 배구, 피구, 씨름 등 몸을 부딪치거나 힘을 쓰는 움직임은 질색이었고, 오직 좋아하는 것은 달리기였던 것 같다. 개구장이 친구들은 그런 나를 괴롭히며 즐기기도 했다.
그럴 때면 운동이 끝나고 나서도 다른 친구들과 달리 혼자서 겁을 잔뜩 먹었다는 생각에 수치스러웠다. 학교는 좋았지만 강제 운동의 굴욕을 피하기 위해 꾀병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연속 이어달리기는 나의 선택만이 필요한 도전이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었다.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일기는 체계적인 계획과 실천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가정에 대한 불안정한 감정이 항상 나의 열등감이었던 것 같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의사결정 능력이 마비된다. 눈앞에 너무 많은 선택지가 놓이면 여러 대안을 가늠하는 데 집착하게 된다. 완벽주의, 실패에 대한 주위의 손가락질이나 비웃음에 대한 두려움, 어떤 일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에 대한 부담스러움이다.
그렇게 괴로워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이 결정한 것에 따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했다. 어떤 날 운동을 하는 것조차도 힘겨울 때는 일단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어느 쪽 길로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디까지 어떤 속도로 얼마나 달려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 처음에는 힘이 들고, 그런 힘든 결정 도전 때문에 평소 같으면 좌절할 가능성이 많지만, 이어 달리기의 도전이라는 계획적 체계 자체가 달리기를 지속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선택했으니 완전히 외부적인 계획은 아니었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 세워둔 계획표는 내 의지와 무관했고, 언제 얼마나 달릴를 정할 여지도 없어진다. 어디서 달릴지에 대한 고민을 없애기 위해서는 몇 가지 코스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두면 된다.
날마다 정해진 거리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운동을 나서면 집에서 5분 여 거리에 있는 한강은 정말 멋지게 잘 관리된 달리기 코스로 길마다 개인별 달리기 거리를 설정할 수도 있어서 따로 계획표를 가지고 다니거나 못 미더운 기억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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