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라고 해서 죽음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삶과 죽음이 삶의 일부이니 여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의사는 우선 생물학적으로 삶과 죽음을 잘 알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쉽다.
겉보기에는 태평하게 일하는 것 같지만, 의료 사고나 법률적 문제도 신경 써야 하고, 또 뭔가 하려는 일의 윤리성에 대해서도 제약을 느끼기도 한다. 환자를 대하며 이렇게 저렇게 치료를 해주고 싶어도 윤리적, 법률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뜻대로 할 수도 없다.
노인들의 죽음의 원인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암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심근 경색 같은 심장병과 뇌졸중 같은 뇌질환과 폐렴과 자살, 교통사고 같은 사고들 중의 하나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 입장에서 자신이 치료하고 있는 환자가 하루 빨리 편하게 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일이다. 사람은 죽음과의 거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죽음에 대한 감상에도 1인칭,2인칭, 3인칭이 있다고 한다.
3인칭인 '그(녀)'의 죽음은 '아, 죽었구나' 정도로 별로 슬퍼하지 않는 반면에 2인칭인 '당신(부모, 자식, 형제 등)'의 죽음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자신의 죽음은 아니다.
1인칭의 죽음, 즉 '나'의 죽음은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인 데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을 수도 없으니 어려운 일이다. 의사에게 환자의 죽음은 그냥 3인칭이 아니며, 2인칭도 아닌 2.5인칭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이란 단순히 뇌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죽음이다. 뇌사일 때는 호흡이 먼저 멈추고, 심장 이상일 때는 심장이 먼저 멈추게 된다. 이렇게 병에 따라 죽음의 판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뇌사 판정이 중요한 것은 의식 문제가 있기 때문에 뇌사 판정 기준이 만들어졌다. 과거의 죽음은 호흡이 멎고 심장 박동이 멈추고 동공이 풀리는 것을 보고 의사가 사망을 판정했다. 요즘은 심전도가 사용된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죽을 때까지의 고통이 무섭다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에는 집에서 다들 임종을 맞았지만, 요즘은 병원으로 가고, 그 중에서도 일부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죽을 의욕에 가득 차 있더라도 쉽지 않아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고통을 없애는 데는 약을 쓰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정신적 지지를 중심으로 의사와 간호사들이 팀을 이루어 돌보고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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