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은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거나 오래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주위의 모두에게 성가신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실수를 하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어져 스스로 고독한 사람이 되고 만다.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의 원인은 대체적으로 스스로 만드는 상대적 열등감 때문이다. 못하는 것을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난감하게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는 것은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전에는 척척 해냈던 일을 잘하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 자신은 가치가 없어졌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만약 전 생애를 한 가지 일에 바친 사람이라면 일이 없어지면 자신의 가치도 사라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거기다가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까지 여기는 사람도 있다. 유능한 외과의사이던 사람이 뇌경색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을 때, 이런 몸뚱이로 살아가기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떼를 쓰는 것이나 같다.
다른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도,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생산성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자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행복이다. 나이가 들었던 그렇지 않든 주변 사람들에게 존재 그 자체로 행복감을 주는 사람도 있다. 아무 것도 없어도 말이다. 꼭 고맙다는 인사를 기대하지 않는다. 매일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을 돌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라도 인간답게 존재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어떤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자신이 하는 생각이 남은 인생을 결정하는 크나큰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의 행동이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조차 없어도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하는 헌신했던 경험은 그 사람에게 미래에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을 선택한다고 해서 항상 그런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어떤 환자를 병문안 가는 것은 감사 인사들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 걱정된 마음에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을 뿐이다. 내가 한 행위로 감사받으려는 사람에게는 병문안 가는 행위 자체가 고된 노동일 뿐이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는 통증과 불안 때문에 '고맙다'는 뜻을 전할 여유가 없으며, 설령 환자가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환자를 보살펴 주는 그 자체로 스스로 헌신감을 느끼는 사람은 그런 일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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