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동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운동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젊을 때는 인지 능력의 개선을 위해 굳이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젊을 때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저절로 생동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은 대개 체중 관리를 위해, 젊은 남성들은 근육을 키우기 위해 헬스센터를 찾는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냥 몸매 가꾸기 수단일 뿐이다.
운동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처럼 젊은 뇌에도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준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10년 간의 운동 관련 연구들을 보면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신체 활동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성적 향상에도 동시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운동을 많이 하고 몸이 건강한 평균적인 학생들이 학교 성적도 더 낫다는 사실이 논쟁의 여지가 없을 만큼 명확하게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운동은 아이들의 해마를 키우고, 그로 인해 기억력을 포함한 해마의 능력 또한 좋아진다.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많은 혈액이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함으로써 해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필요한 경우 해마를 고출력으로 움직이게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수록 해마의 혈액 공급에 장기적인 변화, 혈관 강화와 신생이 일어난다.
이런 혈관의 성장은 우리 뇌에서 가장 적은 세포인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촉진된다. 혈관화의 변화가 해마에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며, 운동을 하면 뇌 속의 모든 혈관이 바쁘게 움직이고, 그와 함께 더 많은 혈액을 공급받게 된다.
만약 뇌혈관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면 새 혈관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우리 뇌 체계는 유연하여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뇌혈관이 바뀌게 된다. 따라서 어릴 때 뇌를 많이 쓰고 운동을 많이 할수록 무엇보다 혈관화를 통해 조금 더 성능이 좋은 뇌가 탄생한다.
탁월한 하드웨어, 즉 산소 공급이 최상으로 이루어지는 뇌가 탁월한 인지 능력을 위한 최상의 토대라는 말이다. 이런 뇌의 혈관신생과 혈관화의 증가는 성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움직이지 않을수록 용불용설의 진리에 따라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허물어버린다.
뇌 혈관까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게으름을 피우면 우리 뇌의 혈관화는 평균 수준에 머무른다. 기술이 필요하거나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수록 뇌의 혈관화와 소뇌의 시냅스가 더 빽빽해진다. 소뇌는 운동 과정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달리기를 하면 뇌에 더 많은 혈액이 돌기는 하지만, 그것이 학습 능력의 향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뇌세포들의 시냅스 생성은 운동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약간의 운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려면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든지, 뭔가 기술이 필요해서 배울 내용이 있는 것과 연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다. 편안한 범위를 벗어나서 운동해야 우리 뇌 속에 새로운 혈관이 생긴다. 절반의 성공이다.
아이들이 학교 학습과 운동만으로도 성능이 좋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이 하드웨어가 아이의 인생길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는 훌륭한 토대가 된다. 이 모든 뇌의 혈관화와 시냅스 강화 같은 기전들이 따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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