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사회생활에서 호감을 얻거나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남긴다는 것은 정치인들의 웃음처럼 부자연스럽고 진정으로 호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1851년 발표한 자신의 저서, 《소논문집과 보충논문집(Parerga und Paralipomena)》에 '고슴도치 우화'를 소개했다. 추운 겨울날,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모여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들의 바늘이 서로를 찔러서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추위는 다시 고슴도치들을 모이게 만들었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이런 고통과 따뜻함의 과정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서로 최소한의 간격을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고슴도치들은 바늘이 없는 머리를 맞대어 체온을 유지하거나 잠을 잔다고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서로 부정적인 감정을 부딪치지 않으면 정말로 좋은 인간관계는 쌓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한다.
우리는 서로의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애착' 형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최근 1인 가족의 출현은 인간관계 맺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과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상처를 입더라도 다가갈 것인가, 두려움에 혼자 외로워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인간이라는 고슴도치들도 필요로 인해 관계를 맺지만 가시 투성이 본성으로 서로를 상처 입힌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의'를 발굴했다. 예의로 인해 서로의 온기는 적당히 만족되었고 가시에 찔릴 일도 없게 되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지속하면서 계산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아지기도 하고, 그래서 고슴도치 딜레마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기 힘든 두려움을 대변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갈수록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싫어서 혼자 고립되려는 새로운 고슴도치들이 늘어나고 있다.
평범한 어머니는 자식을 극도로 사랑하면서 동시에 싫어하는 양면적인 감정을 가진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어머니들이 그렇지 않은 어머니들에 비해 자녀에게 덜 공격적이라고 한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이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려는 부모는 자녀가 사춘기에 이르면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된다. 아이는 점차 독립성을 가지려고 하는데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집착과 구속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적당히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 유지가 필수적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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