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의 투명함과 벽이나 잎에 미끄러지지 않고 붙어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그리거나 팽팽하게 맞선 두 선수의 눈빛 속에 담긴 터질듯한 긴장감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 보통의 숙련이나 기술로는 그런 긴장의 실감이 전해지지 않는다.
숙련과 기술을 확고히 한 위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짜 실제와 같은 것을 그리려는 집념을 떨쳐버리고 난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무아는 이런 무집착에 의해 거기서 진실 그대로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공의 개념은 단순히 고정적인 실체성을 부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체의 집착을 버리는 것과 함께 천마가 하늘을 날 듯이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완전한 자유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실천적 이념이다.
아무리 좋은 진실이나 진리도 세월이 지나면 권위가 생기게 되고. 실천의 내용이나 해석에도 이설이 제기되어 분열되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이 이념의 근본 정신에서 벗어나는 집단도 생겨나게 된다.
무아의 사상은 부처님에 의해 설파된 불교의 가장 중심적인 개념이었으나, 윤회나 기억의 주체가 되는 개념도 있으므로 마음의 작용이나 물질적인 여러 존재 요소는 원래부터 있는 것이라 하여 항상 변하지 않는 실체적인 나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또 연기의 이치를 설명하면서 눈,코, 귀 간은 주체적인 것이나 빛, 소리, 냄새 같은 주체적인 것이 작용하는 대상이 되는 객체적인 존재는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존재하고 있는 이상, 항상 변하지 않는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생겨났다.
이렇게 되면 이미 부처님의 팔정도 가르침인 바르게 개념을 받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집착을 버리기 위해 속세를 떠났던 사람들이 오히려 그 집착을 허용하는 의견을 지니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의 숭앙을 받는 사람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의 기반을 갖고 넓은 절 깊숙한 곳에 들어 앉아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수도할 뿐이어서, 일반 대중을 망각해 버리는 문제도 생겨난다.
교단에 속한 스님들 중에도 뜻 있는 분들은 이런 권위주의나 권력에 대한 아첨 또는 일반 대중으로부터의 이탈에 대해 비판적이었을 것이고, 일반 민중 사이에서도 이런 비판의 소리는 점차 번져 가기도 했다. 내가 대학 입학 시절에 갖고 있던 수준이었다.
이리하여 점차 부풀어 오르는 힘의 덩어리를 이룬 새로운 종교 운동이 펼쳐지게 되었고, 이런 흐름이 이른바 대승 불교이다. 대승 불교는 일반 민중을 주체로 하였고, 정통성을 자랑하는 기성 교단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난 운동이다.
여러 가지 점에서 보수적인 출가 교단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게 되었고, 특히 보살이라는 자각을 강조한 사실이다. 보살은 보리살타의 약칭으로 수행자 또는 구도자의 뜻으로, 세상의 삶을 받능 일채의 것을 구하려는 맹세의 실천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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