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가뭄과 화재, 그리고 폭우라는 유래 없는 자연 재해들을 경험했던 여름이 물러가고, 싱그러운 결실의 계절 가을이 시작되어 만물이 농익은 푸르름과 울긋 불근 열매들을 자랑하는 등 세상 모든 존재가 애정과 사랑, 베품의 만족과 나눔의 축복을 받는 시기입니다.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 햇살의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이 자리에 '홀로 사는 인생'이 아니라 사랑과 행복의 큰 꿈을 품고 '함께 가는 결혼'이라는 인생열차에 오르는 전상준 군과 이슬기 양 한 쌍의 부부가 여러 하객분들의 축복 속에 제 앞에 서 있습니다.
나는 신부 이슬기 양의 큰 아버지라는 큰 인연으로 새롭게 부부의 연을 맺는 신랑 전상준 군과 신부 이슬기 양 두 분을 축복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신랑 전상준 군은 “참 긍정적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항상 좋은 생각을 해내고 해결해 나가는 꿈과 열정이 넘치는 끼많은 청년으로, 논리적이고 냉철한 판단력과 예술적인 따뜻한 감성을 함께 지니고 있으며, 세속적 가치에 휘둘리기보다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뜻하는 바를 위하여 올곧게 나아가는 믿음직스러운 보기 드문 미래형 청년입니다.
신부 이슬기 양도 가족 친지들의 정성이 깃든 사랑과 관심을 정말 듬뿍 받으면서 세상을 보다 따뜻하게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결단력있고 똑부러지는 면모와 따뜻한 마음으로 항상 단점보다는 장점을, 어두운 면 보다는 밝은 면을 보고 기억하려 노력하는 창의성 넘치는 아름다운 처녀입니다.
제가 이 두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연인 사이를 지나 사랑과 행복의 보장이나 증거가 없는 결혼을 결심하게 된 동기를 물어보니 두 분 모두 서로를 "다정하고 솔직하고 순수하며 취향이나 생각이 비슷하고, 부딪히는 일이 있을 때 합리적으로 대화로 풀 수 있는 밝은 성격 뿐만 아니라 현명한 지혜와 따뜻한 배려심에 많이 감동하였다."고 했습니다. 하늘이 점지하신 천상의 부부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이 두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멋지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다함께 많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 자리에서 많은 하객분들께 함께 인사를 드리고, 앞으로 부부로써 함께 살아가면서 꼭 지켜주길 바라는 당부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언제나 서로에 대한 사랑이 우선인 가정을 만들고 그 가정을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 나가기 위해 내가 먼저 믿어주고 배려하며, 내가 먼저 양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결혼할 때는 서로 좋아서 합니다. 그런데 결혼을 결정할 때의 마음은 어땠나요? 두 사람이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고 맞춰봅니다. 덕은 보지만 손해는 보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결혼은 온전한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행복을 하려고 하는 선택이지만, 여기에 거래 형식의 마음이 끼어드는 순간 행복은 존재 근거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이해득실의 관점에서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혼 생활은 언제 어떤 때라도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필요한 때는 언제든지 가까이 함께 있어줘야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에까지 끼어드는 것은 사랑하는 아이의 자립심을 저해하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보호자로서 필요할 때는 항상 보호해주어야 하지만, 자기 일은 자기가 하게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부부가 해야 할 일은 언제나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정은 자식 때문이 아니라 부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에게 불만이 생기거나 뭔가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을 떼는 먼저 자신이 바꿀 수는 없는지 생각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이고, 자신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배우자에게도 바라서는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 자신도 못 고치면서 상대만 고쳐야 내가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상대 때문이 아니라 그런 자신의 착각 때문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나 나만 바꾸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 운명은 내가 만들고 키우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내 운명이 하늘에 있는 것도, 배우자에게 달려 있는 것도, 자식이나 일과 관련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오해와 착각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나도 바꾸기 어려운데, 왜 상대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힘들어 할까요? 나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자리, 이 순간부터 부모님과 친지들, 친구와 지인들이 축히해주는 자리에서 반드시 결심을 하고 함께 출발해야 합니다.
내 덕에 배우자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자는 지극한 애정과 신뢰의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살아가리라 맹세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나와 함께 있어줌에 항상 감사하며 존중하며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길 권합니다.
오늘 이 자리 젊은 날의 사랑도 아름답지만, 황혼까지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얼마나 멋질까요! 동녁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아침 태양의 빛깔도 마음껏 소리치고 싶도록 멋이 있지만, 저녁에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지는 태양의 빛깔 또한 항상 가슴에 품고만 싶지요.
우리 인생 여정도 더욱더 붉게 붉게 타올라야 합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까지 오랜 세월 하나가 되어 황혼까지 동행하는 가슴에 품고 싶은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며 행복한 가정 만들고 발전시켜 가는 건강하고 멋진 여정을 둘이서 하나로 만끽하는 삶을 창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오신 하객들 대부분도 수십 년 전에는 다 이런 순수하고 용기있는 의지를 가지고 꿈많은 인생을 출발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이 두 젊은이들의 멋있고 아름다운 시작을 다시 한번 박수로 축하해 주시지요.
오늘 바쁘신데도 새 출발하는 신랑 전상준 군과 신부 이슬기 양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들께도 두 분과 가족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례 이동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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