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면서 이제는 약한 바람도 차가움이 더해져 쌀쌀한 느낌이다. 여전히 공기는 맑고 좋은 편이지만, 울긋불긋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왠지 그 생기를 잃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눈에 익은 산책로에도 가버린 가을의 흔적들이 짙어지고 있다.
일상이 복잡할 때는 자칫 찬 바람을 이유로 날씨 탓을 하며, 운동을 건너뛰거나 시간을 바꾸거나 거리를 줄이는 횟수가 조금씩 증가될 수 있다. 그래도 복잡해지는 머리를 식히는 데는 달리기나 걷기 등 야외 운동이 제일이다.
아침 달리기를 조금 줄이는 대신 점심 후 운동의 질을 조금 높인다. 그리고 조금 부족한 것은 퇴근길 달리기로 채우는 식으로 변형된다. 서늘한 구름 속을 느리게 달리거나 속보로 걷는 것은 체온을 높이려는 마음 때문에 조금 양이 더 늘어기도 한다.
요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나는 비슷한 장거리를 달리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거리나 산택로에서 바람에 나딩굴고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속으로 버린 사람들의 부족한 공동체 의식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싸늘한 공기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이 이유라 생각도 하면서 결국 나 자신의 달리기 자세에 집중하면서 잡생각들을 방어한다. 차가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들을 그 때 그 때 마련해야 한다. 올 가을에는 말랑말랑하지만 조금 두꺼운 운동화로 잘 지냈다.
발도 편하고 전족부 착지 때도 쿠션이 부드럽게 전달되어 좋다. 물론 출퇴근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세나 보폭의 변화에도 신경쓸 일이 줄어들었다. 쉽게 운동 심박수가 170 전후로도 나온다.
나는 달리기 속도에 집중할 때는 복싱 자세로 주먹을 쥐고 한 손 주먹이 다른 손바닥을 치는 식으로 교대로 치면서 이동한다.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속도가 집중도를 높이는데는 아주 그만인 방식이다.
운동은 대체로 거의 언제나 유익하지만, 머릿 속 생각이나 가슴 속 감정은 언제나 들쑥날쑥한다. 어느 날은 창밖의 밝아진 모습에 놀라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길에는 아무도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나 자신의 자세에 대해 더 집중할 따라 생각한다.
언제나 달리기나 걷기는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준다. 단지 우리가 그 결정을 하기까지, 또 준비하고 나갈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뿐이다. 어느 쪽으로 갈지, 얼마나 달릴지 선택이 어려울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생각하다가 시간을 정말 놓쳐 운동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책을 보면서 달리기를 생각할 때 그런 경우가 많다. 날씨를 핑계로 옷을 결정하지 못해 그냥 글쓰기를 선택할 때도 있다.
문밖으로 나갈 때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단 나가기만 하면 만사 형통이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발이나 다리를 마사지하면서 오늘도 나의 멋진 결정과 실천을 스스로 칭찬해주고 흡족하게 만족하는 그 시간이 너무 따뜻하고 정겹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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