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세상에서 초록색은 태양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탄수화물로 합성하는 매우 생산적인 장소임을 나타낸다. 그런 에너지는 전부 목초와 섬유소라는 소재에 싸여 있고, 창자가 짧은 우리 인간들은 이를 소화시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우리 몸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내지만, 소화 기능만큼은 형편 없이 좋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소화 자체가 에너지 소모를 필요로 하고, 이 활동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더 현명한 설계이기 때문이다.
두 발로 서서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려면 내장이 작아야 유리한데, 작은 내장이란 짧은 창자, 즉 소화기의 부피를 줄여 그 기능을 축소했다는 의미다. 네 발로 걷는 다른 유인원들과는 달리 우리의 몸은 갈비뼈 하단과 골반 상단 사이에 큰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복부 근육은 우리가 달릴 때 안정적인 직립 자세를 유지해 주고 앞뒤로 비틀리는 몸을 잡아주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가볍고 탄탄한 배와 단단한 복근을 위해 창자가 들어갈 공간이 줄어들었던 셈이다.
부족한 소화능력을 극복하는 일차적인 방법은 소화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것이다. 우리 식량이 된 발굽 동물들은 다행이도 섬유소 소화 능력이 탁월한 풀을 뜯는 종과 싹을 뜯는 종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풀이나 덩쿨들을 씹고 또 씹는 되새김질을 한다.
어마어마하게 큰 미로 모양의 창자가 반추 작업을 하여 섬유소를 소화시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수렵생활을 했다는 화석 기록은 많지만, 채식을 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육식은 오장육부에서 뼛속까지 인간의 토대이며, 우리가 어떤 종임을 알려준다.
고도로 발달한 신체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인 필수 아미노산, 즉 단백질의 유일한 공급원이 육류다. 그러나 육류라고 하면 근육 조직, 즉 살코기를 일컫는데 동물의 몸에서 근육 조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무시한다는 의미다.
살코기만 발라 먹었던 유럽인들은 북미 인디언 원주민들의 식재료를 따라 먹은 후 차차 회복되었는데, 살코기에는 없지만 내장 조직에 들어 있는 필수 미량 영양소 덕분에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육류 식단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에너지는 단백질만이 아니다.
지방과 생물 농축성 물질인 미량 영양소와 무기질도 함께 얻을 수 있다. 풀을 뜯어먹는 발굽동물들은 남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지만 밀도 높고 풍성한 칼로리원인 지방은 높은 열량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몸에 연료를 공급해 준다.
동시에 땅속 깊이 내린 뿌리가 무기질 토양에서 끌어올리는 마그네슘, 철, 요드 같은 원소들로 이루어진 풍요로운 보고를 체내에 농축하게 되는데, 이들은 식물을 직접 먹어 섭취할 수도 있지만 고기 속에 훨씬 더 높은 밀도로 농축되어 있다.
우리 지구에서 가장 역마살이 강한 종이 연어일 것이다. 짧은 생명 주기 동안 수십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대한 해양과 하천 환경을 섭렵하며 영양소를 축적하고, 유목 종족들은 유목 해양족을 섭취하며 고품질의 영양소를 얻을 수 있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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