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시원시원하게 대하고 넘겨버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지만, 그런 사람들조차도 자신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알려주었던 사실이나 자신의 인생과 섬유 조직처럼 밀접하게 엮기거나 연결된 일에 대해서는 쉽게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만큼 개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기존 정설을 반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우물 안 개구리들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어떤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수 있다. 카톨릭에서 지구가 돈다는 지동설을 인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원래 모든 대륙은 한 몸이었는데, 쪼개져 나와 바다를 둥둥 떠다니면서 이동했다는 1911년 스웨덴의 알프레드 베게너라는 기상학자의 가설을 지질학계에서는 왕따시켰지만, 오늘날 대륙 이동설은 수업 시간에 당연하게 가르치는 내용 중 하나가 되었다.
또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기를 하늘에 띄운 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지만,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하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로 수백 명의 관중들을 매료시키고, 그 업적을 사진으로 남겼는데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1879년 토마스 에디슨이 진공 상태에서 탄소 필라멘트선이 지속적으로 빛을 내는 백열전구를 발명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과학자들을 두루 초청한 자리에서 증명해보였지만, 사기꾼이라는 욕만 먹었다.
하지만 호기심과 탐구 정신은 한 인간이 이 모든 반박들을 이겨내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도록 부추긴다. 다만 그러다가 정말로 새로운 것을 찾아낸 사람들에게 고통이 임할 것이지만 말이다.
1780년 루이지 갈바니가 개구리 뒷다리 실험을 통해 발견한 생체전기 이론이나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당시의 기존 학계의 관점들이 그랬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과 거부는 언제 어디서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런 대응이 지나쳐 어떤 때는 사람의 생명을 통째로 빼앗아가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산욕열이라는 병이 있는데, 이 질병은 아기가 태어나면서 만들어진 어머니의 산도에 생긴 상처를 통해 세균이 감염되어 고열이 발생하는 질환이 있다.
전통적인 가정 출산 경우에는 이 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는데, 유독 대형 병원 분만실에서만 산모의 70%가 죽어나갔다. 헝가리 의사 짐멜베이스는 아기를 받기 전에 의사들이 반드시 손을 씻을 것을 지시하고 지키면서 1% 이하로 감염율이 떨어졌다.
그는 최초로 위생 개녑을 창시한 것이다. 그런데 짐멜베이스에게 돌아온 것은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동료들의 따돌림뿐이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겠다고 맹세한 의사라는 사람들까지도 젊고 소중한 여성들의 죽음에 정말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세상에는 어쩌면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으로 그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엇던 어떤 사람들의 호기심에 의해 발전해왔는지도 모른다. 특정 사고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길을 걸어갈 자유가 주어지는 법이니까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