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에 대한 집착을 아집(我執)이라 하고, 실체로서의 나(我)와 나의 것(아소 我所)에 대한 집착을 말한다. 그러나 나라는 것은 일반 사물(법 法)과 마찬가지로 인연 조건의 일시적인 화합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아상을 깨뜨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십이지인연을 이해하는 것인데, 이해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라는 것은 인연의 작용에 의한 것일 뿐 주체나 지은 자(작자 作者)가 없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는 순간순간 명멸하며 일정하게 지속하는 상태로 어떤 사물도 한 곳이나 일정 시점에 상주하지 않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십이인연을 해석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삼세(三世) 양중(兩重) 인과(因果)'로 보는 것이다.
우선 삼세에 걸쳐 있다는 것은 무명(無明)과 행(行)은 과거 생에, 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까지는 현생에, 그리고 생(生)과 노사(老死)는 미래 생에 배치한다.
양중 인과라는 것은 인과가 겹쳐있다는 의미로 무명과 행이라는 두 개의 인(因)이 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라는 5가지 결과를 내고, 이어서 애(愛)-취(取)-유(有)라는 3가지 인(因)이 생(生)과 노사(老死)라는 2개의 결과를 내는 것이다.'
실체로서의 내가 존재한다는 유아론은 잘못되었기에 깨뜨려야 하고, 내가 연기적 존재로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단멸적인 무아론역시 이승의 병통이므로 무에 집착하는 소견도 깨뜨려야 한다. 아(我)가 본래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我)가 없다는 말조차 무의미하다.
만일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생이 있다면 십이인연(十二因緣)을 이해해야 한다. 십이인연은 본래 인과에 바탕을 두고 있고, 인과의 일어남은 마음의 작용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마음이 있지 않은데 하물며 몸이 있겠는가?
만일 내가 있다고 하면 있다는 견해를 없애야 하고, 내가 없다고 하면 없다는 견해 자체를 없애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집착을 떠나 , 그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서는 사물의 겉모습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것을 준다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보시 앞에서 어느 정도 평등할 수 있지만, 거기에 재물에 따른 다소의 차이가 생기고, 상대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완전히 씻어 버리기는 곤란한 일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 주어지는 재물의 3가지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린다는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대립을 부정한다는 의미로 주거나 받는 사람이 꼭 갖추지 않으면 안 될 마음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자아의 부정이야 말로 주는 나와 받는 너라는 생각을 버리게 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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