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하는데, 그것을 멈출 수 없다면 그것은 자유로운 행동이라 할 수 없다. 그 일 외에 다른 동작을 취할 수 없다면 그 순간 우리는 자유가 아니라 조작당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 요즘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어나고 일들도 비슷해 보인다.
내일 중요한 회의가 있다면 그 전날은 대개 회의에서 논의되거나 발표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잠을 설치게 된다. 나의 자유 의지로 잠을 제대로 잘 못 자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때 그 자리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틀림없는 나이지만 내가 아닌 상태'에 빠져 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잘 수 없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 가수가 얼어버린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까?
노래 경연에 나온 한 참가자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마이크를 놓고 얼굴을 감싸 쥐고 주저앉아버린 일도 생길 수 있다. 그 사람이 자기가 좋아서, 바라서 그런 행동을 했을 리는 없다. 그 때 그 참가자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회 집단 조직에서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큰 소리로 욕을 먹었다면, 그런 상황 자체에 화가 난다. 그런데 그때 그는 자유 의지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화라는 행복밖에 취할 수 있는 대응이 없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으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좋아서 '자유롭게' 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런 상황을 제대로 균형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인간 세상, 즉 사회적 동물들인 인간들이 모여 구성되는 집단 사회는 철저하게 상대적으로 조건 지어진 존재들만이 익숙하게 적응하며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사회다.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이 늘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쉽게 그 힘에 휘둘리며 살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바로 불교적으로도 '공(空)'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인생은 덧없는 흐름"이란 말의 개념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나 '실체가 아니며, 다른 것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 삶은 없다.
우리는 기쁨을 주는 것에 집착하고, 슬픔을 불러오는 것에 반발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로 그와 같이 판단하고 선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 것이라면 무엇인가로 향하는 그 욕망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그런 욕망을 멈추게 할 수 없다. 자아는 실체가 아니고 그냥 '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의 의미를 머리로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일상의 삶에서 변화를 일어나게 만들지 못하면 그 인생 역시 바뀌지는 않는다.
매일의 삶에서 자신이 바라거나 선택한 방향으로 작은 변화라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야 말로 인생 허무가 아니라 진정한 '텅 빈 공한 인생'을 이해한 사람이다. 핵심은 깊게 이해하는 것이다. 깊게 이해하면 어떤 삶도 방식이 바뀌게 된다. 이것이 '공'이자 '공'의 힘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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