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과학 이론이 정립되어 가는 과정은 우리가 주변에 있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인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얻게 된다.
또 갈수록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믿을수록 근본적인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발상이 날카로울수록 우리의 기존 인식은 크게 흔들린다. 그만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내면의 저항도 커진다.
우리가 현재의 디지털 정보 기술 사회를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현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이나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개념의 체계가 필요하며, 모든 이해가 이런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의 사람들에게는 처음에 디지털 세상은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되는 것처럼 보이며 방향 감각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런 과도기만 지나면 금방 전체적인 시야가 바뀌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원래대로 볼 수 있게 된다.
반전 렌즈에 적응한 한 인간이 혁명적인 시간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이렇게 관점의 전환을 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진화론을 발표했던 찰스 다윈 같은 전문가조차도 기존의 인식 방향을 거스르는 것의 어려움을 예견했다.
수십 년 동안 모든 것을 반증하려는 입장에서 관찰해온 자연과학자의 의견에 동조해줄 것이라고 애초에 기대를 걸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노력하는 자연과학자들에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양쪽의 입장에서도 검증해볼 수 있도록 하라도 당부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이념적 사고방식에 고착된 정치인들이나 그들의 추종자들의 언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대의 설명을 듣고 설득되거나 깨우치는 방식으로는 절대 새로운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새로운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파 사람들이 죽고, 새롭게 자라나는 후세대가 새로운 진실과 더불어 성장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받아들여지게 된다. 과학마저도 어느 한 이론의 장례가 치러질 때마다 발전하게 된다.
단 한 번의 장례로 새로운 발상이 세상에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같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고방식 자체가 새로운 관점이 생겨나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존의 어떤 개념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새로운 발상이 세상의 인정을 받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역사적 상황이 관점의 전환을 허용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의 이태원 참사가 우리 사회에 몰고 올 집회와 놀이 문화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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