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는 어제 지났지만, 오늘 비가 온다고 한다. 우수가 지나면 따뜻한 비가 내려 그동안 얼었던 겨울의 대지를 녹혀 새싹이 돋게 한다고 한다.
땅은 얼었지만 그 차가운 얼음 아래에서 씨앗은 자신을 돌보며 미래의 새로운 일생을 위한 준비를 하며 스스로 강해지고 있다. 겨울이 있음으로 따뜻한 봄이 더욱더 의미가 있으며, 혹독한 겨울을 겪으며 정신이 강해지고, 인생에 대한 영감과 통찰력이 생기는 우리네 삶과 똑같다.
세상살이에는 이미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정해진 듯 보이는 것은 나의 생각과 마음이 그렇게 결정하고 보기 때문이다. 나를 없애면 내 고집이 없어지고, 내 고집이 없어지면 세상은 정말 자유스러워 무엇이나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때가 되면 얼음을 뚫고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내 마음을 비우면 욕심이 사라지고, 욕심이 사라지면 나의 아름다운 본성이 나타나 주위에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줄 수 있다.
우리의 생각이 내 존재와 떨어져 서로를 고집하고 있다면 몸과 마음은 항상 갈등 속에 괴로워할 것이다. 그러나 서로를 고집하는 생각을 버리면 현재 처한 상황에서 깨달음의 밝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버리고 얻는 것은 그냥 하나의 분별일 것이다. 세상에는 버릴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괜히 내 기준에 맞추어 취사선택을 하려는 우리의 어리석은 생각이 그것을 막고 있을 뿐이다.
김수환 추기경 님께서 선종하셨다. 아마 그 분의 삶이 그런 것이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고인께서 평소에 희망하시던 좋은 세상에서 우리를 돌봐주시길 기대해본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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