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죽음은 그냥 인생의 한 쪽 끝에 있는 모두가 통과해야할 자연스런 길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건강 검진을 통해 심장 급상사같은 바로 죽을 수 있는 첫 기회를 박탈당하고 나면, 이제 암이 기다리고 있다. 늘어난 삶은 암과의 기나긴 투쟁으로 바뀌고, 죽음의 순간도 인공소생술의 기기들에 의해 훨씬더 질기고 고통스럽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이럴게까지 하면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못다이룬 꿈이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손자들이 자라 성공하는 것을 보려고...?
이제 편안하게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인생을 반추하려고...?
그럴 수 있고 정말 훌륭한 생각들이며, 그런 것을 즐길 만한 이유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조금더 오래 머무르는 댓가로 온 몸에 링거줄을 붙이고 누워있거나, 줄곧 휠체어에 앉아서 지내야 하는 것은 그저 죽어가는 과정을 더 길게 늘어뜨린 것밖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저 비참함의 연장일 뿐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분명 이득이 많은 행동이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혹시 의식적으로 미래의 대비를 거부한 사람은 암이 닥치기 전에 좀더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냥 급류타기처럼 시류에 휩쓸려 허둥지둥 하나뿐인 인생을 살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왜 이렇게 사는지?' 한번씩 되돌아 보면서, 진료 중에 만나는 환자들에게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들을 한번씩 충고도 해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의사들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자. 내일 당장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오늘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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