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에서는 아무 고민없이 그냥 단순하게 살아보는 것을 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모든 것을 떠나 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해줄 물질적인 재력과 혜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고민없이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잘 사는 나라에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에 속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단순하게 산다는 의미 자체가 말 그대로 의미가 없다.
내 집사람도 항상 일년에 단 몇 일이라도 일상의 삶에서 떠나 아무 고민없이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지만, 그래서 일 년에 한번씩 휴가를 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연을 보고 자연 속에서 무위도식하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며 다시 소박하게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이것은 일종의 도피가 아닐까 싶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넘치는 샘물이 꿈이듯이, 시인들에게는 삶의 껍질을 벗은 사람들이 꿈이듯이 복잡한 도시의 세속적 삶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삶의 환상이 아닐까.
종교적 이데올로기나 문학적 수사들 때문에 행복의 진면목이 가려졌을지도 모른다. 행복한 삶이란 일상의 삶과 고민들을 배척하지도 않으면서 문명을 경시하지도 않으면서 생활 자체를 단출하고 검소하게 꾸며나가면 되지 않을까.
성실하게 자신의 성취욕구를 달성시키면서 그 댓가로 물질적인 혜택을 누릴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일년에 몇일간 아주 소박한 삶 속으로 뛰어들어 어제까지의 번잡함과 비교할 수 있는 여유가 바로 행복의 원천일 것이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건강과 약간의 경제적 여유, 그리고 친구들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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