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가면서 툭 트인 들판을 마음껏 달리는 환상을 가지고 주말을 기다린다.
그러나 어떤 때는 다른 일로 그런 기대가 무산되어 아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막상 큰 기대로 들뜨서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기대치에 이르지 못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살아가는 과정 한 순간 순간이 도달한 목표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지만, 우리는 항상 과정은 가볍게 스치듯 하면서 목표만 눈에 힘을 주고 바라보고 있다.
목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열심이 다가가지만, 막상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이제 뭘 하지'하는 당혹감이 밀려오면서 즐거움은 금방 사라지고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지나고 보면 어떤 물건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소유 그 자체보다 더 기쁘며, 병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건강함보다 더 나에게 생기를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 어려움 없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자식들이 그냥 망하는 것처럼 나에게 별다는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세상살이는 고달프지만 그 과정 속에 행복이 있다.
나는 대체로 낙관주의적 성향인 편이다.
낙관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삶의 방식은 이성적으로 잘 짜여져 있고, 미래는 장미빛으로 항상 끊임없이 진보해 나가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며, 낙관적이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연구도 있다.
희망도 낙관주의의 한 형태다.
돈을 많이 번다면, 근사한 차를 산다면, 멋있는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면, 꿈꾸던 세상으로 여행을 한다면, 원하는 직책으로 진급을 한다면, 자식들이 모두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산다면, 로또에 당첨된다면 그제야 진정한 삶이 시작될 꺼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미래에 대한 즐거운 설램이 오히려 '지금, 현재, 여기서' 즐겨야 하는 행복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지금 이 시간' 뿐인데도 말이다.
미래에 대한 장미빛 생각 때문에 오늘을 놓치면 겨울철 추위와 굶주림에 대한 걱정으로 따뜻하고 풍족한 여름을 고민 속에 보내는 것처럼 삶의 행복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목표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